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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로지텍 마우스들을 모두 수리 받은 이야기

슈라。 2014. 9. 6. 11:00

  고장난 로지텍 마우스들이 살아나다.


왼쪽부터 V550 nano, 미니옵, VX nano입니다. 5년 넘게 사용해 온 V550을 제외하면 사용도 얼마 하지 않은 비교적 새상품에 가까운 마우스들인데요. 얼마 전까지 이 세 마우스는 모두 고장난 마우스였습니다. 오래 사용한 V550이야 많이 사용해서 버튼이 고장 날 수도 있다고 할 수 있지만 미니옵과 VX nano는 보관만 하다가 나중에 사용했는데 모두 고장이 나버렸습니다. 증상은 세 마우스 모두 동일하게 왼쪽 버튼의 이상입니다. 클릭하면 더블 클릭이 되고 드래그가 안 되는... 로지텍 마우스가 고장 나면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죠.

얼마 전 VX nano는 버튼 교체 없이 자가 수리를 해보겠다고 커버에 본드칠을 하기도 했었죠. 버튼과 도구를 사서까지 교체를 해볼 엄두는 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인 버튼을 교체하지 않고는 마우스의 고장을 고쳤다고는 할 수 없었고 다시 방치되고 말았었습니다.
그런데 2주 전 쯤 위 사진 속의 미니옵과 VX nano를 저에게 선물해 준 형님이 수리를 해서 보내줄 테니 택배로 보내라는 연락을 했고 왼쪽 버튼들이 말끔히 수리 돼서 왔습니다. 위 사진은 생명이 연장 된 마우스들을 보며 신이 나서 찍은 사진입니다. 재료비도 재료비지만 수리 시간도 꽤 걸렸을 텐데 아무 조건 없이 기꺼이 수리를 해서 보내주셨습니다. 보내는 택배비만 딸랑 내고 보내서 수리하는 일을 시키고 다시 돌려보내는 택배비만 들게 했네요. 죄송하고 고마운 마음에 추석이 지나고 한 번 만나서 밥을 사드리기로 했습니다.




  마우스와 함께 온 옴론 스위치


돌려 받은 택배 박스에는 고쳐진 세 개의 마우스 외에 따라온 것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마우스의 버튼에 사용되는 옴론 사의 스위치들이었습니다. 고쳐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이렇게 부품도 따로 챙겨서 보내주셨네요. 여건이 되면 직접 고쳐서 사용하고 못 하겠으면 또 자기한테 보내랍니다. 언제든 고쳐주겠다고... 든든합니다^^




보내 주신 스위치들은 옴론사의 스위치들인데 한 쪽 봉지에는 옴론 차이나가, 다른 한 쪽에는 옴론 재팬이 들어 있었습니다. 지금 이 사진은 CHINA라고 선명하게 쓰여 있네요.
VX nano와 미니옵 마우스에 들어가 있던 스위치가 바로 이 옴론 차이나입니다. 옴차라고 줄여서 부르기도 하더군요.



그리고 이건 옴론 재팬입니다. 옴재라고 줄여서 부르기도 합니다. 옴론 재팬은 옴론 차이나와 다르게 측면에 쓰여있지 않고 윗부분에 잘 보이지 않게 각인이 되어 있습니다.

수리하기 전에 두 스위치 모두 수명은 500만 번 정도로 비슷하고 클릭감은 약간 다르다며 어떤 걸로 수리할 지 선택하라고 하더군요. 저는 옴론 재팬이 클릭감도 더 좋고 수명도 길다고 어디서 본 것 같아서 모두 옴론 재팬으로 바꿔달라고 했습니다. 직접 보진 못했지만 VX nano와 미니옵에는 옴론 차이나가, V550 nano에는 알 수 없는 녹색 스위치가 장착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A/S 기간이 지나서 서비스 받지 못해 너무나도 아쉬웠던 마우스들이 마우스 튜닝이 취미인 형님의 손을 거쳐 다시 살아나서 매우 기쁩니다. 특히 버튼 말고는 멀쩡했던 레이저 nano 시리즈 마우스가 정말 아까웠으니 말이죠.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길 잘 했습니다.

마우스는 수리 돼서 기쁘지만 보증 기간이 지나면 A/S를 전혀 해 주지 않는 로지텍의 정책은 여전히 불만입니다. 보증 기간이 지나도 버튼 정도는 유상으로 교체해 주면 참 좋을 텐데 보증 기간이 지난 마우스는 직접 수리하거나 사설 수리 업체를 통해 수리하는 방법 밖에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