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보관용 NAS의 고장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는 중요한 데이터의 안전한 저장과 공동 관리를 위해 NAS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NAS는 EFM 네트웍스의 ipTime NAS II라는 제품을 사용 중인데 작은 회사다 보니 적은 비용으로 데이터를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선택한 것이 ipTime의 NAS II 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2년 가까이 사용해 오던 NAS II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별 문제 없이 사용해 오고 있었는데 최근에 갑자기 제 기능을 못하게 된 거죠.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 이 장비를 정상화 시켜보라는 미션이 떨어졌습니다.
NAS II의 문제일까?
우선 현상을 확인하기 위해 재부팅을 몇 번 시도해 봤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오래 걸릴 리가 없는데 전원을 켜고 5분 이상이 지나도록 기기는 정상적으로 구동이 되지 않았습니다. 관리 프로그램을 실행해 봐도 기기가 인식되지 않았고 간신히 부팅이 된 듯해서 설정을 하려고 보면 하드 디스크를 인식하지 못하고 곧 반응이 없는 상태가 돼 버렸습니다.
그래서 우선 하드 디스크를 꺼내 봤습니다. 그런데 하드 디스크가 잡기 힘들 정도로 뜨거워져 있었습니다. 적외선 온도계로 온도를 측정해 보니 하드 디스크의 표면 온도가 60도를 넘어섰습니다. 두 개의 하드 디스크를 모두 꺼내고 전원만 넣어봤더니 좁은 공간에 그나마 공기를 순환시켜주는 작은 팬이 돌지 않고 멈춰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있나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니 NAS II의 발열과 관련한 글들을 적지 않게 찾을 수 있었고 추가적으로 팬을 더 달 수 있도록 튜닝해서 사용하는 사용자들도 있더군요.
'아! NAS II가 고장났구나.' EFM 네트워크의 고객센터에 문의를 해 보았습니다. 상황을 설명해 줬더니 '하드 디스크의 문제일 수 있으니 다른 하드 디스크로 확인을 해 보고 그래도 이상이 있다면 보내달라.'는 답변을 해 주더군요.
하드 디스크의 문제일까?
EFM측의 말대로 하드 디스크의 이상인지 테스트를 해보기 위해 관리 부서에 가서 예비용 하드 디스크를 빌려와서 꽂아봤습니다.
기존에는 Seagate사의 2TB 용량의 하드 디스크 두 개를 장착해서 RAID1로 구성해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이 두 개의 디스크를 제거하고
WD사의 1TB용량의 하드 디스크를 하나만 장착하고 기기를 켜봤습니다. NAS II의 고장을 의심했었지만 하드 디스크를 바꾸니 이번에는 정상적으로 구동이 되더군요. 기기를 리셋하고 관리 페이지에 들어가서 다시 설정을 해 줬더니 팬도 잘 돌더군요. 확실하게 확인하기 위해 이틀 정도 켜두었는데 온도는 최고 37도를 넘지 않고 잘 동작했습니다.
NAS II의 고장은 아니었고 하드 디스크에 문제가 생겼던 모양입니다.
기존 데이터의 백업과 하드 디스크의 A/S
다시 기존 하드 디스크를 장착하고 NAS II를 켜봤습니다. 이번에는 하나씩 장착하고 해봤는데 둘 다 장착했을 때와는 다르게 구동이 되긴 됩니다. 하지만 둘 다 되지는 않고 둘 중 하나의 하드 디스크를 장착했을 때만 되더군요. 하나는 완전히 고장이 나버린 듯합니다.
둘 중 하나의 하드 디스크라도 작동을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얼른 PC에 데이터를 백업했습니다. RAID로 미러링을 해 둔 게 효과가 있긴 했습니다.
데이터를 백업하고 하드 디스크를 꺼냈더니 하나만 꽂았는데도 하드 디스크의 온도는 60도를 상회. 아, 이 하드 디스크도 이상이 생기긴 했구나...
결국 두 개의 하드디스크를 모두 서비스 받기로 하고 구매했던 업체에 전화를 했습니다. 다행이 보증 기간인 2년이 지나지 않아 서비스가 가능하며 새 제품으로 교환을 해준다고 했습니다. 증상에 대해서는 묻지도 않고 말이죠. 삼성의 하드 디스크 사업부를 인수했다고 하더니 예전 삼성의 묻지마 교환 A/S가 떠오릅니다. 품질까지 같이 인수한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사용하던 디스크를 택배로 보낸지 3일만에 이렇게 새 하드 디스크가 왔습니다. 보증 기간이 거의 끝나서 그런지 판매자 스티커는 하나의 하드 디스크에만 붙여서 보내줬네요.
새로운 하드를 장착하고 다시 예전처럼 RAID1로 구성을 했습니다. 백업했던 데이터도 다시 넣어주고 24시간 켜두고 사용 중인데 일주일 이상 지켜본 결과 우선은 괜찮은 것 같습니다. 온도도 41도를 넘지 않고 안정적이네요. 하지만 이 안정이 또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겠습니다. NAS용 하드가 아닌 일반 하드가 24시간 돌면서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고 NAS II의 컨트롤에 문제가 있어서 생겼을 수도 있는데 2년 안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은 이 시스템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의 중요 데이터를 이런 불안한 시스템에 맡기는 것은 좀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이네요.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겠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개인적으로 소득이 있었습니다. NAS II를 만지면서 NAS에 대해 관심이 생겼고 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며 곧 NAS를 하나 마련해야겠다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물론 ipTime의 NAS 제품과 씨게이트의 하드 디스크는 구매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습니다.
조만간 NAS를 구성하게 되면 NAS 관련 글을 또 적게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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