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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된 키보드의 변신 with 무영테크 ROOKY PBT 키 캡

슈라。 2017. 3. 10. 11:27

  오랜 사용으로 반들반들 윤기가 나는 키보드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한 지도 벌써 7년 정도 지난 것 같습니다. 2010년에 고급 키보드를 써보겠다고 10만원이 넘는 돈을 들여 산 키보드가 바로 레오폴드 사의 FC200RT(Tenkeyless) 입니다.




키보드를 살 때 포인트를 주는 것이 유행이었기에 W,A,S,D 키는 리얼포스 키 캡으로 교체도 해 줬었죠.
저 키 캡 네 개를 15,000원이나 주고 샀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사용 기한이 꽤 되다 보니 이렇게 키 캡의 윗부분이 유분으로 인해 반들반들해 졌습니다.
이게 보기만 오래 돼 보이는 것이 아니라 키 감에도 상당히 안 좋은 영향을 주는데요.
손가락이 닿았을 때 달라붙는 듯한 느낌 때문에 산뜻한 기분이 아닌 조금 답답한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키보드를 바꿀까 하다가 키 캡을 바꿔 보기로 했습니다. 사용 기간은 길지만 5천만 회라는 체리 MX 스위치의 수명이 다 할 정도로 사용하진 않아서 스위치는 아직 쌩쌩할 테고 키보드 통째로 바꾸는 게 아깝기도 해서 좀 더 사용하는 쪽으로 결정을 한 것이죠.
기왕 바꾸는 김에 ABS 키 캡이 아닌 PBT 키 캡으로 바꿔 보기로 했습니다. PBT 키 캡은 ABS와 다르게 번들거림이 덜 하기 때문에 많이들 찾는 재질입니다.

먼저 레오폴드에서 나온 키 캡을 살까 했는데 가격이 35,000원으로 조금 부담스럽습니다. 요즘 저렴하게 나오는 기계식 키보드 값과 큰 차이가 없죠. 혹시 알릭 익스프레스에서 더 저렴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알아봤는데 괜찮아 보이는 건 다 30달러가 넘어서 큰 메리트는 없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국내에서 살 수 있는 제품을 알아보다가 무영테크의 루키 더블샷이란 제품이 적당하겠다 싶어서 구매해 보기로 했습니다. 하단의 특수 키 배열도 사용하고 있는 키보드와 같아 무난해 보였습니다.






  무영테크 Rooky DoubleShot PBT 키 캡


무영테크에서 판매하고 있는 2만원짜리 키 캡입니다. 저렴한 편인 이 키 캡도 일반 멤브레인 키보드 가격만큼은 합니다.



키보드 배열에 맞게 포장이 되어 있어서 키보드 포장과 아주 비슷합니다.
색상은 변화를 주고 싶어서 흰색으로 했습니다.(검정색 제품이 없기도 했고...)





Full 배열의 키 캡이 키 캡 리무버와 함께 들어 있습니다.
모양이 다른 엔터 키까지 대응할 수 있는 구성이네요.





이제 기존 키 캡을 제거해 보겠습니다.





키 캡 리무버를 이용하니 쑥쑥 금방 뽑아 낼 수 있었습니다.
키 캡을 뽑은 김에 간단하게 먼지 청소도 해 줘서 깔끔해 졌습니다.





새 키 캡을 하나하나 끼워 넣던 중에 당황스런 일이 생겼습니다.
바로 스페이스 바가 장착되지 않았던 것.
이 부분을 미리 고려하지 않고 구매했더니 이런 일이 생기고 말았네요.





그래서 가장 하단 배열을 기존 키 캡으로 장착해 봤습니다.
하지만 각인 폰트의 차이로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모습입니다.





스페이스 바만 기존 키 캡을 꽂아봤습니다.
역시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포인트 키 캡으로 생각하니 그나마 봐줄 만은 합니다.
ESC 키를 기존의 주황색 키 캡으로 꽂아 줬더니 그나마 괜찮졌습니다.
당분간 이대로 사용하고 스페이스 바 키 캡 주문을 고려해 봐야겠습니다.






무영테크 루키 더블샷 키 캡은 LED 백라이트를 고려한 이중사출 키 캡입니다.
하지만 FC200RT는 LED가 없는 제품이죠.
LED가 딱 두 군데 있는데 바로 CapsLock과 ScrollLock 키 입니다.
토글(활성) 상태를 알려주는 역할인데요.






무영테크 루키 더블샷은 이 부분이 고려가 되어 있지 않지만 활성화 상태를 알아보는 데 큰 지장은 없었습니다.
이중 사출 키 캡인데다가 키 캡이 얇아서인지 청색 LED 불빛을 알아 볼 만 했습니다.





  무영테크 루키 더블샷 사용 후기


간단하게 사용해 본 후기를 적어 봅니다.

  • 좋은 점
    - PBT라서 좋다. 기존보다 키 감이 확실히 좋아짐. 미끈거림이 없으니 새 키보드 느낌.
    - PBT 키 캡 치고는 가격이 저렴한 편.
    - 키 캡 리무버 제공으로 교체가 편리하다.
    - 이중 사출 각인으로 각인이 지워지지 않음.
    - 이중 사출 키 캡으로 LED 백라이트 키보드에 적용 가능.(내 키보드는 아니지만)

  • 아쉬운 점
    - 키 캡 아래 부분의 마감이 살짝 아쉽다. 이 부분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는 무난.
    - 스페이스 바가 장착되지 않는다.(장착 가능한 지 미리 확인 하는 것이 좋음)
    - 한글 각인이 없다. 그래서 깔끔하긴 하지만 필요한 사람에게는 불편할 수 있을 듯.
    - 일부 키 캡의 이중 사출 각인 부분이 미세하게 솟은 느낌. 균일하지 않아 사용자에 따라 불편하게 느낄 수 있을 듯.


스페이스 바를 통일시키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지만 그 것을 제외하면 대체로 만족스러운 키 캡 교체였습니다. 그 것마저도 계속 보다 보니 적응이 됐는지 크게 나쁘지 않은 느낌입니다. 무엇보다 PBT의 까슬까슬한 촉감이 타이핑을 더 즐겁게 해주는 군요. 기계식 키보드를 새로 구매하고 싶어졌었는데 키 캡을 교체하고 새 키보드를 산 기분을 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대로 사용하다가 키 감이 나빠졌다 싶으면 키 캡을 교체하면서 고장 날 때까지 써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