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이야기

생후 77일, 머리를 들기 시작!

슈라。 2015. 5. 11. 09:30

  생후 77일


밤낮으로 울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우리 아기. 기적의 100일을 고대하며 힘들지만 아기를 열심히 안아서 달래며 하루하루 보내고 있었는데요. 생후 70일이 지나면서 슬슬 목 가누는 시기가 되지 않았나 싶어서 가끔씩 아기를 엎어 보았습니다. 혹시나 엎드려서 머리를 들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직 힘이 부족한지 머리를 바닥에서 떼지도 못하더군요.


그 뒤로도 하루에 1분 정도 엎어 놓고 관찰을 했는데 차츰 머리를 들려고 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러다가 77일이 되던 지난 주 머리를 번쩍(실제로는 조금) 들더니 몇 초간 버텼습니다. 신이 난 아내는 급히 휴대폰을 가지고 달려와서 처음 머리를 드는 모습을 찍었습니다.


'아기 머리 드는 게 뭐 대단하다고...' 다른 아기들이 **를 했다고 할 때 전혀 공감하지 못했었는데 내 아기가 힘겹게 처음 머리를 드는 모습을 보고 저도 모르게 흐뭇하게 웃으며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부모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인가 봅니다.





  그리고 나타난 변화들...


  1. 허리와 목을 꼿꼿이
    아기를 세워서 안아주면 늘 목이 꺾이지 않도록 잡아줘야 했고 힘없이 휜 척추가 걱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제법 힘이 생겼는지 세워 안아도 척추가 바르게 펴지고 머리를 잡아 주지 않아도 제법 안정적인 자세를 취합니다. 아기 체중이 6Kg이 넘어가면서 한 손으로 엉덩이를 받쳐 들기엔 손목에 무리가 많이 갔었는데 이젠 두 손으로 받쳐서 손목을 조금 쉬게 할 수 있습니다.
    허리와 목에 힘이 생기면서 아기띠도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아기띠를 긴 시간 사용하기에는 여전히 무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2. 이제는 낮에도 누워서 놀고 자고
    생후 2주가 지나면서부터 유난스럽게도 바닥에 등이 닿는 것을 강하게 거부하던 우리 아기가 70일 지날 때 쯤 부터 낮에도 바닥에 등을 대고 한두 시간을 자주기도 하고 배냇짓과 옹알이를 한참 동안 하기 시작했습니다. 낮에는 엄마의 품에서 통 떠나려 하지 않아 아기를 않고 눈물 짓던 아내가 정말 반가워 한 변화였습니다.

  3. 바운서에도 잘 눕고
    등을 대기 싫어하는 것 때문인지 출산 전에 얻어 둔 바운서도 사용하지 못하고 방치 되어 있었는데 역시 70일 전후로 등을 대고 눕기 시작하면서 바운서에서도 잘 놀기 시작했습니다. 짐처럼 방치 됐다가 치우면 어쩌나 했는데 이제서야 활용을 하게 되었습니다.

  4. 버둥거리면서 잠에서 깨는 빈도가 줄어들고
    태어난 지 얼마 안된 아기들의 특징이죠. 자기 팔과 다리를 허우적대면서 거기에 놀라서 깨는 경우가 많아서 잘 때도 늘 지켜보고 있곤 했었는데 요즘은 그 횟수가 많이 줄어서 잠도 깊이 잘 자 줍니다.

  5. 양 손을 맛있게
    60일 쯤부터 오른손을 입으로 가져가서 맛을 보기 시작하더니 70일이 지나서는 양 손을 모두 입으로 가져가서 열심히 맛을 봅니다. 그리고 모유를 먹을 때는 엄마 찌찌를, 분유를 먹을 때는 우유병을 양손으로 잡듯이 손을 가져다 대기도 합니다.






너무 작고 앙상해서 만지면 어떻게 될까 조심스럽던 아기가 어느새 태어날 때 몸무게의 두 배 가까이 자라면서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는데요. 하지만 아직도 가끔씩 이유 없이 자지러지게 큰 소리로 울어대는 아기는 엄마와 아빠를 긴장시키고 밤잠을 설치게 합니다. 광고의 카피처럼 음악소리처럼 들리고 하진 않습니다...^^;

이제 기적의 100일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 글이 발행되는 날에는 보름 정도를 남겨두겠군요. 기적처럼 변하는 그 날이 오길 오늘도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