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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G7 N54L을 NAS로 사용해 본 후기

슈라。 2014. 11. 28. 09:51

  NAS라는 걸 구축해 보자.


NAS(Network Attached Storage). 말로는 많이 들어 봤는데 그동안은 별 관심이 없어서 주변에서 좋다고 추천을 해줘도 사용해 볼 생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곧 아기가 태어나면 사진도 많이 찍을 건데 컴퓨터 저장 공간도 부족하고 부모님께 사진을 보여드릴 방법도 생각하다 보니 NAS를 써보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NAS에 대해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상용 NAS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제품들은 ipTime, 시놀로지(Synology), 큐냅(Q-NAP), WD My Cloud 등이 있는데 ipTime은 우선 제외하고 보기로 했습니다. 주변에 NAS를 사용하고 있는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시놀로지를 많이 추천합니다. 시놀로지에서 제공하는 기능이나 어플들이 편리해서 사용하기 좋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놀로지 제품은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라서 사용하지 않는 PC나 U-NAS 또는 ITX기반의 소형 PC 등에 해놀로지로 불리는 Xpenology를 설치해서 사용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제품의 가격도 가격이지만 같은 가격으로 살 수 있는 하드웨어의 성능 차가 큰 것도 이유 중에 하나라고 합니다.

지인이 구축한 해놀로지를 체험해 보고 나니 생각보다 훨씬 좋아 보였습니다. 그냥 단순 저장 장치라고 생각했었는데 모바일용 앱의 완성도도 그렇고 기대 이상의 기능들이 저를 현혹시켰습니다. 40만원을 기준으로 어떤 제품을 구매할 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고민 끝에 선택한 HP G7 N54L


며칠을 따져보고 고민한 끝에 HP microserver G7 N54L이란 제품을 구입했습니다. 보통 N54L이라고 불리며 해놀로지와의 조합으로 히트 친 상품이라고 하는군요. N54L은 프로세서(CPU)의 이름인데 성능을 살펴보니 벤치마크 상으로는 6년전에 사용하던 노트북의 core2duo T8100 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intel 1037u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U-NAS나 ITX 기반의 미니 PC 조립도 고려해 봤지만 아무래도 HP 쪽에서 서버라고 이름을 달고 나온 녀석이 더 안정적이지 않을까 싶어서 결국 N54L로 선택했습니다. U-NAS나 조립 PC와의 가격 차이도 얼마 나지 않고 말이죠. 

N54L은 시중에서 25만원대에 팔리고 있는데 램은 2GB의 용량이고 하드디스크는 없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 팔고 있는 제품은 램 4GB에 500GB의 HDD도 장착되어 있어서 해외 직구로 구입하는 사람들도 꽤 많아 보입니다. 일본 직구 제품을 중고로 구입할까 생각했지만 매물이 잘 보이지 않아 그냥 국내 출시 제품을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중고 제품 구매는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조금 알아보니 쿠팡에서 램을 제거하고 21만원에 팔더군요. 램은 많을수록 좋다는 평소 생각 때문에 4GB로 달아주고 싶어서 램을 제거한 제품을 구매하고 4GB 용량의 램을 별도로 구입해서 장착해 줬습니다.

총 비용 : N54L - no RAM(21만원), RAM - ECC unbuffered 4GB(5만 8천원), HDD - WD Red 3TB(14만원)

거의 예상 비용 40만원에 근접했습니다. N54L 용 램을 구매할 때는 일반 PC용 램이나 서버용 램 중에서 ECC Unbuffered 램을 구매해 합니다. 가격이 조금 저렴한 서버용 ECC/REG 램은 인식이 안 된다고 하는군요. 하드 디스크는 NAS용으로 만들었다고 하는 WD RED로 선택했습니다.




  N54L의 외형과 조립


완제품인 HP G7 N54L에게 조립이란 말이 조금 거창하지만 램을 제거한 제품을 구입했기 때문에 램 정도는 꽂아줘야 합니다. 


먼저 제품을 살펴 보면

지금 사용하는 데스크탑 PC 높이의 약 60% 정도로 아담한 사이즈로 그 모양이 귀엽습니다. 먼지는 잘 보이겠지만 역시 검정색이 마음에 듭니다. 집에서 사용하는 데스크탑 PC와 모니터, 스피커, 기계식 키보드까지 모두 검정색이라서 일치감도 있군요. 크기는 작지만 생각보다 무게감이 있습니다. 




위쪽 커버를 열어봤습니다. ODD를 장착할 수 있는 공간이 나타나는데 전원 케이블이 많이 보여서 그런지 조금 어수선합니다. 이 공간은 4Bay 공간 외에 추가적으로 HDD를 장착하거나 SSD를 장착해서 사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열쇠로 앞 문을 열어보면 하드 디스크를 장착할 수 있는 4개의 bay와 그 아래에 있는 메인보드를 볼 수 있습니다. 메인보드 분리를 위해서는 양쪽 하단에 있는 손 나사를 풀어주고 연결되어 있는 케이블을 조심스럽게 모두 제거해줘야 합니다. 




조심스레 꺼낸 보드에 램을 꽂아줍니다. 장착한 램이 주인공인데 초점은 앞쪽에 있어 배경처럼 흐려졌군요.




장착한 4GB ECC Unbuffered 램입니다. 4GB 단면 램인데 인식이 잘 되었습니다.




메인보드를 다시 장착해 줬으면 이제 HDD만 넣어주면 끝. HDD bay 중에서 하나를 빼서 WD RED를 고정해 줍니다. HDD를 고정하는 나사가 없어서 HP를 원망했는데 열쇠로 여는 앞 커버 안쪽을 보면 HDD 및 ODD 고정 나사와 드라이버(렌치?)가 가지런하게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HDD를 고정하고 Bay에 밀어 넣어주니 딸깍하고 장착이 됩니다. 3TB를 다 쓰려면 얼마나 걸릴까요? 얼마가 걸리든 고장 없이 잘 버텨 줬으면 좋겠습니다.




  NAS 구축 및 사용 소감


램과 하드 디스크를 장착하고 NAS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사용을 해 봤습니다. 우선은 해놀로지(Xpenology)로 설치를 해 봤습니다. 

설치는 생각보다 간단하더군요. 설치를 마치고 몇 가지 동영상과 사진을 넣어서 스마트폰 앱이나 웹으로 사용을 해보니 정말 좋습니다. 동영상 스트리밍도 실행하면 마치 폰 안에 파일이 있는 것처럼 2~3초만에 실행이 되고 사진들도 갤러리를 실행한 듯 부드럽게 보여집니다. 구입 전에 망설여지게 했던 CPU(N54L)의 성능도 충분했습니다. 파일 복사나 동영상 스트리밍 등 작업을 해도 CPU사용량은 20% 많아야 30%정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N54L이면 차고 넘칠 거라는 지인의 조언대로였습니다.

설치도 쉽고 사용도 편리하고 모두 만족스럽지만 몇 가지가 마음에 걸립니다. 우선 Xpenology가 Synology 소프트웨어를 합법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과 Xpenology의 불안정성으로 데이터나 HDD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는 사용후기들이 마음을 편치 않게 합니다. Xpenology로 맛을 보고 시놀로지로 넘어가는 분들이 이런 이유 때문일까요?

틈틈이 FreeNAS나 NAS4Free 와 같은 오픈소스 NAS 소프트웨어나 리눅스를 이용한 홈 서버 구축에 대해서도 알아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