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이야기

조금 일찍 찾아 온 두 번째 아기.

슈라。 2016. 3. 14. 09:30

  심상치 않은 신호


출근을 하기 위해 씻고 로션을 바르고 나오는데 아내가 로션 향에 반응을 합니다. 첫째 아이를 임신하고 입덧을 시작했을 때도 좋다고 하던 내 로션 향이 자극적이라며 바르지 않길 강요했었는데요. 조금 이상했지만 크게 신경을 쓰진 않았는데 다음 날에는 아기 응가 냄새에도 반응을 합니다. 평소에 아기 응가 냄새가 독하게 나도 바로 알아채지 못하곤 했는데 조금 민감해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큰 의미는 두지 않았습니다.


그 주 주말, 아내의 변화는 예삿일이 아님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차를 타고 내려가면서부터 속이 좋지 않다는 말을 하더니 맛있게 식사를 하고 나서는 계속 체한 것 같이 불편하다는 말을 하더군요. 장난으로 '임신 아냐?'라고 계속 물어 봐도 아내는 아닐 거란 대답을 했는데 요 며칠 간의 변화를 봐서는 꽤 가능성이 있어 보였습니다.


일요일에 집으로 돌아 와서 바로 테스트기를 사용해 보라고 권했습니다. 결과는 역시나 두 줄! 첫 소변이 아니라서 정확하지 않을 것 같아 월요일 아침에 다시 테스트를 해 보았는데 월요일 테스트기도 역시나 두 줄! 임신이 확실했습니다. 첫째 아이를 가질 때 아내의 길고 불규칙적인 주기 때문에 아이 갖는 게 아주 조금 힘들었던 걸 생각하면 자연스레 생긴 둘 째 아이가 기특해서 환하게 웃으며 축하한다는 말을 했는데 아내의 표정은 조금 복잡합니다. 두 살 터울로 내년 초 정도에 둘째 아이를 낳자고 계획했었는데 지금 임신이라면 내년이 아닌 올해 말 쯤에 아이가 태어날 것이고 산후 조리 계획에 조금 차질이 있을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인 듯 했습니다. 나중 일은 그 때 가서 걱정하자고 하고 우선은 기쁜 마음으로 병원부터 방문해 보기로 했습니다.





  둘째 아이와의 첫 만남


다시 돌아 온 주말에 첫 째 아이 때 다녔던 병원을 찾았습니다. 첫째 아이가 태어나고 산후 검진을 받은 뒤 딱 1년만이었는데요. 여전히 담당 선생님은 인기가 많아 대기 시간이 길었습니다. 예약제로 운영이 되는데 초진이라서 예약이 되어 있지 않아 두 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했습니다.


차례가 되어 간단하게 이야기를 하고 초음파 검사를 했습니다. 잠시 후에 우리 세 식구는 3.8mm의 콩알보다 작은 둘째 아이의 심장이 반짝반짝 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검사한 날은 임신 6주 1일. 수정이 되고 2주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아기의 크기와 심장 뛰는 모습을 확인하고 나서 착상 위치도 좋고 자궁 내부와 양쪽 난소도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주치의 선생님의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출산 예정일은 올해 11월 4일. 2017년 1월이나 2월 정도에 낳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둘째 아이가 2~3개월 정도 일찍 찾아왔습니다.


초음파 사진과 산모 수첩을 받아 들고 나와 초기 검사를 위해 채혈을 하고 다음 진료 예약과 태아 목 투명대 검사 예약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임신 초기에 하는 자궁 경부암 검사는 마침 건강 보험 공단의 무료 검진 기간과 겹쳐서 공단 검진으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임신을 확인하고 나서 심리적인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내의 입덧이 심해졌습니다. 음식을 먹는 게 좀 더 힘들어 졌고 특히나 아기 응가 냄새는 정말 고통스러워 하더군요. 입덧이 끝날 때 까지는 옆에서 잘 맞춰주고 도와줘야겠습니다.


첫째 아이와 1년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이제 조금 편해지나 싶었는데 두 번째 시즌이 생각보다 일찍 시작됐습니다. 조금 걱정도 되지만 한 번 해 봤고 두 아이를 키워 본 주변 지인들이 둘째는 아무래도 더 수월하다고 하니 그 말만 믿고 둘째 아이도 건강하게 자라서 태어나 주기만을 기도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