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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ows 11로 가는 험난했던 여정(with 블루 스크린)

슈라。 2022. 6. 27. 08:20

  Windows 11 괜찮은데?

최근에 몇 대의 노트북과 PC들을 세팅하면서 윈도우 11에 대해 맛을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현재 주로 사용하는 윈도우 10이 만족스럽기도 하고 윈도우 11에 대한 근거 없는 불신 때문에 업데이트를 미루고 있었는데 예쁘고 사용에 문제가 없을 거라는 인식이 생겼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메인 데스크탑 PC도 윈도우11로 업데이트를 해볼까 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윈도우11을 사용하려면 TPM이라는 기능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BIOS를 업데이트해야 하는데 최근 AMD AGESA 바이오스가 업데이트되면서 TPM 관련 문제도 해결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오랜만에 BIOS를 올려보기로 했습니다.

BIOS는 잘 동작하는 컴퓨터에서는 굳이 만지지 않는 편이 좋은데요. 잘못 만져서 문제가 생기면 여간 골치가 아픈 게 아니기 때문이죠. 하지만 윈도우11을 사용해보고 싶은 마음에  BIOS 업데이트를 몇 년 만에 해 보기로 했습니다.

 

 

 

  시작 - BIOS 업데이트

현재 사용 중인 메인보드는 TUF B450M-PRO GAMING 모델입니다. 제조사 홈페이지에서 최신 바이오스인 3802 버전(다운로드 당시에는 beta 버전)을 받아 압축을 해제하고 USB 메모리에 담아 과감하게 업데이트를 진행했습니다. 걱정과 다르게 바이오스 업데이트는 정상적으로 잘 완료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악몽의 시작인 줄 몰랐습니다. 멀쩡했던 PC가 부팅을 하지 못하고 블루 스크린을 띄워대기 시작했습니다.

이 파일에 대해 디지털 서명을 검증할 수 없습니다. 라는 메시지와 오류 코드:0xc0000428을 표시하며 복구를 해야 한다고 하거나 또 다른 오류코드를 마구 보여줬습니다.

 

 

 

때로는 이렇게 더 당황하라고 영문으로 메시지를 보여주기도 했고 부팅 디스크를 찾을 수 없다며 검은 화면에 성의 없이 글자를 뿌려대기도 했습니다.

 

 

 

  1. 윈도우11로 설치를 해 보자

블루 스크린이 계속됐지만 BIOS 화면에서 나갈 때 가끔 윈도우 부팅이 될 때가 있었습니다. 윈도우에 진입해서 tpm이 켜졌는지 "tpm.msc"를 실행해 보니 잘 켜졌습니다. 그런데 윈도우 Update에 11 버전의 업데이트가 불가능했습니다.

그 이유를 찾아보니 윈도우10이 설치된 드라이브가 GPT가 아닌 MBR로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인데요. MBR을 GPT로 변환할 수 방법이 있긴 하지만 변환하고 업데이트하고 하는 것보다 윈도우11을 설치하는 게 빠르겠다는 판단에 윈도우 재설치를 하기로 했습니다.

 

윈도우 11을 짧은 시간에 재설치하고 기대감에 부팅을 해 봤습니다. 아니 그 전에 이미 설치 중에 재시작을 하는데 부팅에 문제가 여전히 있었습니다. 검은 화면과 파란 화면의 공포가 계속됐습니다. 윈도우 11을 몇 번을 다시 설치해도 결과는 같았습니다.

 

 

 

  2. BIOS를 만져보자

윈도우11을 사용하려면 몇 가지 필요한 요소가 있습니다. TPM, UEFI, Secure Boot 이런 것들인데요. 생소한 용어지만 바이오스 화면에서 관련 용어가 보이는 것들은 하나씩 모두 바꿔 봤습니다. CSM(레거시)는 최대한 사용 안 함으로 설정하고 UEFI 위주로 바꾸고 fTPM도 이리저리 만져보고 바이오스 값을 기본 값으로 리셋도 여러 번 해 봤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해결을 하지 못 했습니다. 이것저것 만지면서 부팅은 안되고 강제로 껐다 켰다 하면서 PC만 망가지는 건 아닌지 걱정됐지만 달리 방법은 없었습니다.

 

 

 

  3. BIOS를 다시 업데이트해 보자

크게 의미는 없겠지만 바이오스를 다시 덮어써 보기도 했습니다. 몇 번을 다시 업데이트를 해 봤지만 역시나 의미 없는 행위였습니다.

 

 

 

  4. CMOS 초기화를 해 보자

다른 방법이 더 떠오르지 않아 CMOS 초기화라도 해 보기로 했습니다. CMOS 초기화 방법은 메인보드에 마련된 CLRTC, CLR_CMOS 등의 초기화 버튼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고 CR2032 전지를 빼서 초기화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복잡한 방법 말고 전지를 빼서 초기화를 해 봤습니다. 

메인 보드에는 설정 저장을 위해 전력 유지용 전지(CR2032)가 있는데 이걸 빼고 5~10분 경과되면 CMOS 설정이 초기화된다고 합니다.

 

이걸 한다고 부팅 못하는 문제가 해결이 될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해결이 됐습니다. 버전 차이가 큰 BIOS를 업데이트하면서 뭔가가 꼬였는지 모르겠지만 CMOS 초기화가 그 꼬인 문제를 해결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여기까지 해서 안 되면 메인보드를 새로 사야 하는 생각까지 했는데 다행입니다.

 

괜히 윈도우11을 깔아보겠다면 BIOS를 업데이트하는 바람에 거의 3주나 스트레스를 받으며 보낸 것 같습니다. 지금 사용하는 PC가 특별한 문제없이 잘 구동되고 있다면 바이오스 같은 것은 웬만하면 건들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