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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리는 컴퓨터 관련 단위 - 인터넷 속도와 저장 장치의 용량

슈라。 2014. 12. 24. 10:26

  100메가급 인터넷인데 속도가 왜 이 정도 밖에 안 나올까?


이런 생각을 해 본 경험이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인터넷을 사용하다 보면 인터넷 이용 상품명에 표기된 것보다 속도가 느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죠. 100메가급 인터넷을 사용해서 동영상 파일을 내려 받아 보면 그 속도는 8~10메가를 오르내리고 잘 나와야 11메가가 나오는 수준입니다. 왜 이럴까요? 통신사가 거짓말을 한 것일까요?

100메급이란 표현이 거짓은 아닙니다. 이 현상은 단위를 명확히 하지 않아 나타나는 오해입니다. 
통신에서 표기하는 속도는 100Mbps와 같이 bps(bit per second)를 사용합니다. 초당 전송할 수 있는 비트(bit)를 말하는 것이죠.
하지만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파일들은 그 크기를 나타낼 때 KB, GB, TB와 같이 Byte(=8 bits) 기반 단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파일 전송 프로그램도 MB/s와 같은 단위로 전송 속도를 표기하는 경우가 많죠. 이처럼 Mbps와 MB/s를 혼용하면서 비트(bit)와 바이트(byte)의 단위 차이로 인해 숫자의 차이가 발생하게 되고 사용자는 오해를 하게 됩니다.
100메가급 인터넷 속도를 Byte 기반으로 계산해 보면 100Mbps = 12.5MB/s가 됩니다.

사용하는 통신 회선의 속도를 측정해 봤습니다.

(이미지 캡쳐 : 벤치비)

결과를 보면 93.5Mbps, 11.7MB/s로 두 가지 단위로 속도를 표시해 주고 있습니다. 100메가급 인터넷은 바로 Mbps 기준의 속도 표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단위를 모두 "메가"라고 줄여 부르니 혼동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통신 속도를 비교할 때는 "메가", "기가"라고 줄여 부르는 말만 보지 말고 bit 전송 속도인지 Byte 전송 속도인지 확인해야 정확한 비교를 할 수 있습니다.




  2TB 하드를 샀는데 1.8TB?


통신 속도와 같은 경우는 아니지만 컴퓨터 관련 표기 중에 차이가 나는 것이 또 하나 있죠.
바로 컴퓨터 저장 장치인 HDD의 용량 표기 입니다. 


2TB의 용량을 갖는 하드 디스크입니다. PC에 장착하면 용량이 얼마로 표시될까요?




PC에서 인식되는 하드디스크의 용량입니다. 2TB짜리의 하드 디스크를 장착했지만 1.8TB의 저장장치로 표시됩니다.


이 차이는 어디서 왔을까요? 위의 하드디스크 사진을 보면 용량이 2TB가 아니라 2000GB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감이 오죠.
맞습니다. 하드 디스크 제조사는 국제 단위계(SI)를 써서 용량을 표시합니다.
킬로 > 메가 > 기가 > 테라로 단위가 변할 때 2의 10제곱인 1024가 아닌 1000씩 크기가 증가하는 것이죠.

(출처 : Wikipedia)

위 국제 단위계 표를 보면 1TB는 1,000,000,000,000Byte를 의미합니다.

반면에 컴퓨터는 1024 기준으로 단위가 올라가죠. 그렇기 때문에 컴퓨터에 2TB의 하드 디스크를 PC에 장착하고 확인하면2,000,000,000,000 ÷ 1024 ÷ 1024 ÷ 1024 ÷ 1024 = 1.8189894, 약 1.8TB로 표시하는 것입니다.

이런 모호함을 개선하고자 IEC에서는 이진 접두어를 정의해서 발표했습니다.


(출처 : Wikipedia)

일부 프로그램에서는 이 이진 접두어를 사용한 단위가 쓰고 있긴 하지만 아직 널리 채용되진 않은 모양입니다.


요즘 많이 사용하는 SSD도 동일한 표기법을 쓰는데 컴퓨터에 사용하는 부품을 국제 단위계(SI)를 사용해서 표기하는 이유가 늘 궁금합니다. 용량을 좀더 크게 표시하고 싶어서일까요?

아무튼 새로 산 저장 장치가 표기보다 작은 용량이더라도 당황하지 마세요. 표기 방법으로 발생한 차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