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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 바닥 타일 줄눈을 직접 시공해 보자.

슈라。 2021. 1. 27. 09:59

  이번에는 욕실 타일 줄눈

인테리어 공사 없이 들어온 집에 마음에 안 드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닌 것은 당연한 일. 이번에 아내의 눈에 들어온 것은 욕실 타일의 사이를 채우고 있는 줄눈이라는 것입니다. 워낙에 관심이 없어서 곰팡이만 없으면 되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더니 이 정도는 새로 해줘야 한다고 합니다.

 

안방 욕실 바닥의 줄눈 상태는 이랬습니다. 

사실 줄눈이 되어 있는 집이 처음이라 이게 줄눈이구나 했습니다. 곰팡이도 없고 어디 까진 데도 없었는데요. 조금 누런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원래 금색 펄이 들어간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이걸 은색으로 꼭 바꿔야겠다고 합니다.

 

 

 

  안 해주면 혼자서라도 하지 뭐

하지만 남편의 뜨뜻 미지근한 반응이 불만이었는지 출근한 사이 혼자 줄눈을 건드려 봤답니다.

이만큼 송곳과 망치로 살살 깎아 봤더니 생각보다 수월하게 벗겨지더랍니다. 1층이라 아랫집이 없으니 최대한 소리가 안 나게 해 봤답니다.

 

이렇게 일부분을 벗겨내 버렸으니 전부 벗겨내고 다시 시공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 손에는 송곳을 잡고 다른 한 손에는 2Kg짜리 고무가 덮인 아령으로 살살 쳐가며 기존에 있던 줄눈을 벗겨 나갔습니다. 고무가 덮인 아령이 충격음을 많이 줄여줘서 소음을 많이 내지 않고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1층이라고 해도 욕실 소음은 위층으로도 잘 전달이 되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둘이서 한 시간 정도 열심히 때려가며 벗겨냈습니다.

잘 벗겨지는 부분은 길게 깔끔하게 벗겨지고 단단히 붙은 부분은 한참을 두드려야 깨져 나왔습니다. 벗겨져 나온 줄눈은 꽤 단단하고 날카로워서 맨발, 맨손으로 작업하다가 상처가 생길 수도 있어서 조심해야 합니다.

 

 

 

  새로운 줄눈 시공

기존의 줄눈을 제거했으니 이제 새로운 줄눈을 시공해야 합니다.

 

먼저 마스킹 테이프로 타일 테두리를 꼼꼼하게 가려주었습니다. 마스킹 테이프 없이 쭈욱 짜면서 해보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처음 해보는 작업이고 하니 깔끔한 결과물을 내는 건 불가능해 보여서 마스킹 테이프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꼼꼼한 아내가 빈틈없이 마스킹 테이프를 붙였습니다. 마스킹 테이프를 붙이고 구멍이 있는 곳은 미리 메꿈제로 메꿔놓아 줄눈 시공 준비를 마칩니다.

 

이제 줄눈 코팅제를 준비합니다. 코팅제와 실버 펄을 설명서대로 비율을 맞춰 잘 섞어서 준비합니다.

준비된 코팅제를 시공 튜브에 넣어 잘 짜주기만 하면 됩니다.

 

 

 

전문가들은 마스킹 테이프 없이도 부드럽게 주욱 짜내면서 지나가면 알맞게 채워지지만 우리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마스킹 테이프를 믿고 마음 편하게 짜 줬습니다.

 

 

 

불룩하게 짜진 부분은 같이 딸려온 헤라로 긁어 줍니다. 작업이 진행될수록 아내가 감을 잡았는지 헤라는 점점 사용하지 않아도 적당히 채워지더군요. 아내는 코팅제를 넣어주고 저는 헤라로 마무리를 하면서 마스킹 테이프를 바로 제거했습니다. 

 

 

 

마스킹 테이프를 제거한 모습입니다. 이대로 4시간 정도 지나면 밟아도 될 정도로 굳는데 물은 시공 후 24시간 뒤부터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24시간이 지난 뒤 바닥 모습입니다. 전문가가 시공한 솜씨만 못하겠지만 꼼꼼한 아내가 잘 시공해 준 것 같습니다.

 

시공 비용은 줄눈 셀프 시공 세트가 36,000원, 마스킹 테이프가 4,800원으로 총 4만 원 정도가 들었고 두 개의 화장실 바닥에 시공할 양을 준비했기 때문에 화장실 하나당 2만 원 정도 잡으면 됩니다.

 

줄눈 그까짓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 보니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갔습니다. 그나마 타일이 커서 줄눈을 시공할 선이 많지 않았다는 점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