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550 Nano의 고장
이전 글 : 2014/02/17 - 아끼던 마우스 VX Nano의 고장 그리고 로지텍의 A/S
올해 초에 VX Nano의 왼쪽 버튼이 고장 났던 이야기를 올린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 A/S를 받을 수 없어 안타까워 하면서 버리기도 아까워 그냥 봉인해 두었었는데요. 봉인을 해 두고 2009년부터 사용해 오던 V550 Nano 마우스를 다시 꺼내 사용해 왔습니다.
▲ 2009년부터 사용해 오던 V550 Nano
5년이 넘도록 사용하면서 왼쪽 버튼 부분은 은색 코팅이 벗겨져 흰 플라스틱 속살을 드러내버렸습니다. 그래도 동작은 잘 되니까 잘 사용해 왔는데 이 V550마저 며칠 전부터 왼쪽 마우스가 이상 동작하기 시작하더군요. VX Nano와 마찬가지로 왼쪽 버튼을 클릭하면 더블 클릭이 실행되고 드래그는 잘 안 되는 전형적인 로지텍 마우스의 이상이었습니다.
두 개의 무선 마우스가 모두 고장이 나 버리니 아쉬움도 아쉬움이지만 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 물론 집에는 유선 마우스가 세 개나 있지만 무선 마우스의 편리함에 익숙해져서 유선 마우스는 사용하기 싫어진 지 오래 됐죠.
VX Nano를 수리해 보자!
그래서 기왕 이렇게 된 거 고장 난 마우스를 뜯어나 보자! 라는 마음으로 먼저 고장 난 VX Nano에 손을 대보기로 했습니다.
인터넷에서 조금만 검색해 보면 직접 Omron 스위치를 교체해서 수리하는 고수 분들의 포스팅을 많이 접할 수 있었는데요. 간단한 납땜 작업이라고 쓰여 있지만 인두는 잡아본 적도 없는 저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었습니다.
Omron 스위치의의 단품 가격은 1000원 정도로 저렴하지만 수리를 위해 인두와 납 등의 도구들을 구매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 아닐 수 없죠. 납땜을 위한 도구까지 구매하다보면 저렴한 무선 마우스 가격은 그냥 나오고 마니까요.
그러다가 2007년쯤 로지텍 마우스의 버튼이 고장 난 것을 고쳐본 기억이 났습니다. 당시에 사용하던 마우스는 유선 마우스로 아야쿠쵸라는 별명을 가진 녀석이었는데요. 당시에 게임을 신나게 하던 시절이라 왼쪽 스위치를 눌러주는 부분이 닳아서 클릭이 안 되는 문제가 있어서 플라스틱 조각을 붙여 고친 적이 있습니다.
VX Nano와 V550 Nano 역시 그런 방법으로 수리가 되지 않을까 싶어 VX Nano를 뜯어보기로 했습니다.
▲ VX Nano. 사용은 많이 안 했지만 4년이나 된 제품
봉인해 두었던 VX Nano를 다시 꺼냈습니다. 여전히 사용감 마저 없는 깔끔한 상태로 보존이 되어있네요.
▲ 재료 준비 : 마우스, 드라이버, 가위, 강력접착제, 얇은 플라스틱
수리를 위해 재료를 준비합니다. 사진에 있는 와인 오프너는 재료가 아니고 오프너의 플라스틱 포장이 그 재료가 됩니다.
▲ 세 군데의 서퍼(?)
마우스의 분해를 위해 먼저 마우스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해주는 바닥의 세 플라스틱 서퍼(?)를 제거해 줍니다. 잘 떨어지지 않으니 칼과 같은 도구로 조금씩 들어서 떼어주면 됩니다. 너무 힘을 줘서 떼어 버리면 재사용이 어려울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 바닥에 있는 네 개의 나사
세 개의 서퍼를 제거하면 그림과 같이 세 개의 나사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배터리 커버를 열고 배터리를 제거하면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안쪽에 한 개의 나사가 더 존재합니다. 네 개의 나사를 모두 풀어줍니다.
▲ 커버를 분리한 모습
네 개의 나사를 풀고 마우스 측면의 틈에 손톱을 살짝 넣어주면 커버가 쉽게 분리 됩니다.
▲ 마우스의 내부 모습
마우스의 커버를 제거하고 나면 마우스 내부의 부품들이 보입니다. 노란 사각형 안에 있는 부품이 Omron 스위치입니다. Omron 스위치는 Omron Japan과 Omron China가 있는데 그 중에서 Omron China가 문제가 발생하는 부품입니다. 보통 능력자 분들은 이 스위치를 Omron Japan으로 교체해서 수리를 하시죠.
하지만 그런 능력이 없는 제가 손을 댈 부분은 이쪽 부분이 아닙니다.
▲ 마우스 커버의 스위치를 눌러주는 부분
제가 손을 댈 부분은 바로 마우스 커버쪽입니다. 마우스 커버의 안쪽을 보면 사진과 같이 스위치를 눌러주는 부분이 있습니다. 클릭을 하면 저 부분이 Omron 스위치를 눌러 주는 것이죠.
저 부분이 스위치를 확실하게 눌러주지 못하기 때문에 더블 클릭이나 드래그에 문제가 생긴다고 보고, 스위치를 확실히 눌러줄 수 있도록 플라스틱 조각을 덧대주는 것이 제가 생각한 해결책입니다.
사진의 노란 네모 안의 부품이 왼쪽 버튼의 안 쪽으로 이미 플라스틱 조각을 붙인 상태입니다.
▲ 수리에 사용한 플라스틱
버튼의 안쪽에 덧대기 위한 재료로 저는 와인 오프너의 포장을 선택했습니다. VX Nano의 클릭 유격은 상당히 작아서 덧대는 재료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적당히 딱딱하면서 얇은 재료를 찾다 보니 이 플라스틱이 눈에 띄더군요. 이 플라스틱 조각을 2mm 정도의 폭으로 잘라서 강력 접착제로 버튼의 안쪽에 붙여줬습니다.
버튼의 안쪽, 스위치와 닿는 부분은 사용하다 보면 자연적으로 표시가 남아 있습니다. 그 부분을 잘 덮을 수 있도록 주의해서 플라스틱 조각을 붙여주면 조치는 끝이 납니다.
▲ 3M 순간 접착제
작업을 간단하게 끝내준 3M 순간 접착제입니다. 붙이는 건 역시 3M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커버를 열고 버튼 안쪽에 간단하게 플라스틱 조각을 붙여주는 것으로 수리는 끝이 났습니다. 조립 역시 나사 네 개만 조여주고 서퍼를 붙여주는 것으로 간단하게 끝납니다.
조치 결과
스위치 교체라는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아닌 스위치 커버에 손을 댄 방법이었는데 그 결과는 과연 어땠을까요?
결과는 예상 외로 훌륭하게 증상이 고쳐졌습니다. 클릭과 더블 클릭은 물론이고 드래그도 정상적으로 잘 되었습니다. 플라스틱을 덧대었기 때문에 클릭감에 영향이 없을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 정도입니다. 클릭감에 민감하다면 조금 불편할 수도 있겠네요.
'안 되면 버리지 뭐.'라는 생각으로 시도해 본 방법인데 생각보다 잘 고쳐졌습니다. 이미 4년, 5년이란 많은 시간이 지난 마우스들의 생명을 연장할 수 있게 되어 기분도 좋고 뿌듯합니다. VX Nano를 조금 더 써 보고 조만간 V550 Nano도 수술을 해줘야겠습니다.
납땜으로 인한 부담감이나 재료, 도구비 때문에 수리를 미뤄왔다면 한 번쯤 시도해도 괜찮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아니고 클릭감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시술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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