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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사용해 보는 블루투스 키보드 - K380

슈라。 2022. 6. 20. 08:48

  싸고 좋은 것은 없다?

오랜만에 멤브레인 키보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거실에 미니 PC를 놓으면서 무선 키보드 마우스 콤보 세트를 하나 사서 사용 중인데요. 9,900원이라는 놀라운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기에 cox 제품을 구매했습니다.

괜찮죠? 깔끔한 외관만큼 무난한 성능을 기대했습니다.

이 제품은 시작부터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는데요. 일단 연결 거리가 짧았습니다. 수신 거리 10미터라는 문구가 무색하게 3미터만 넘어가면 마우스 포인터에 버퍼링이 걸립니다. 수신기를 본체 뒤에도 꽂아보고 앞에도 꽂아봤지만 해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원인을 찾았는데 본체에 있는 와이파이와 간섭이 생기는 거 같았습니다. 이 문제는 USB 연장선을 이용해 본체에서 수신기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해결을 했습니다. 키보드&마우스 제품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그다음 문제는 무소음 마우스. 소음이 나지 않는 것은 일단 좋습니다. 하지만 클릭감이 분명하지 않아 드래그 중에 놓치는 등 불편함이 조금 있어서 적응이 필요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키보드의 키감. 키캡이 라운드 처리되어 동글동글하니 예쁜데 멤브레인 키보드의 단점이 느껴집니다. 멤브레인 제품은 기계식 키보드와 달리 가운데를 정확히 누르지 않으면 뻑뻑함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기계식 키보드와 정전용량 무접점 키보드만 사용한 지 오래되어 손가락이 나약해져서 멤브레인 방식에 적응을 하지 못하나 봅니다.

 

어찌 됐건 이 키보드, 마우스 세트를 사용하면 애써 장만한 거실 컴퓨터 사용감을 해칠 것 같다는 판단에 다른 제품으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로지텍 K380

그래서 고른 제품이 로지텍의 K380입니다. 블루투스 키보드 하면 빠지지 않는 추천 제품입니다만 블루투스 키보드에 대한 경험이 없고 방향키의 키배열이 마음에 들지 않아 그동안 별 관심은 없던 제품입니다. 하지만 무선 키보드 중에 평이 좋은 키보드인 만큼 사용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요즘은 제품을 살 때 중고거래 앱을 먼저 찾아보는데 이번에도 동네에 미개봉 매물이 있어 얼른 달려가 사 왔습니다. 가격은 29,000원. 한글 각인이 있는 국내 정식 수입품 가격을 고려하면 몇 천 원 아꼈습니다.

 

아쉽게도 색상은 선택할 수가 없는 조건이었죠. 남자 대학생에게 예쁜 분홍 키보드를 받아 왔습니다. 박스 사진에는 영문 각인만 보이는데 스티커로 한글 각인 제품이라는 표시가 있네요.

 

 

 

키보드입니다. 사진이 조금 보라색처럼 나왔네요. 동그란 키캡이 귀엽습니다. 분홍색도 막상 보니 예쁘고 좋네요.
저 작은 방향키는 실제로 봐도 영 정이 가지 않네요.

팬타그래프 키보드인 K380의 키감은 의외로 좋습니다. 예전에 i-rocks 키보드를 써 본 뒤로 노트북이 아닌 환경에서 팬타그래프는 오랜만인데 타건감이 간결하지만 가벼운 느낌이 들지 않아 좋습니다. 미니 PC에 블루투스 모듈도 있어서 바로 연결했는데 초기에 연결 딜레이가 잠깐 발생하는 것 말고는 연결이나 사용성에 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멀티 디바이스 지원으로 3대까지 연결해 놓고 1,2,3번 키로 바꿔가며 사용할 수 있는데 일단은 하나의 PC만 연결하고 사용할 생각입니다. 셋톱 박스에 연결하고 사용해도 좋을 것 같네요.

작은 방향키는 보이는 대로 그 위치나 크기가 좋지는 않습니다. TKL(텐키레스) 키보드 배열을 좋아하는지라 이 부분이 가장 아쉬운데 작은 키보드를 만들려다 보니 이런 키보드는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적응을 할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일단 멤브레인 키보드처럼 오타가 나거나 뻑뻑함은 느껴지지 않아 만족스러운 편입니다. 모양이나 색상은 볼수록 예쁩니다.

 

 

이제 마우스가 문제인데요. 마우스는 2.4 GHz 무선 방식을 사용할 건데 일단 집에서 역할이 따로 없는 10년 넘은 vx nano를 물려봤습니다. 마우스 모양은 예쁜데 vx nano는 사용감이 그다지 좋지 못합니다. 그냥 예뻐서 가지고는 있는데 오랜만에 잡아봐도 늘 같은 불만입니다.

 

 

 

예전에 딜 떴다고 필요도 없는데 사 두었던 마우스가 생각났습니다. 마우스 역시 로지텍 제품이었네요.

G304라는 마우스인데 3만 원대 가격에 사면 괜찮다고 해서 샀던 기억이 납니다. 역시 딜 뜨면 생각하지 말고 사두면 이렇게 쓸모가 생깁니다. 이렇게 놓고 거실 컴퓨터를 사용해 보니 이제야 새 컴퓨터를 사용하는 기분이 납니다.

 

사용 중에 다소 불편한 점이 하나 있었는데요.  F1~F12 기능 키가 표준 키가 아닌 로지텍 특수 키가 기본으로 동작하게 되어 있습니다. 표준 기능 키를 사용하려면 fn+F1 과 같이 사용해야 해서 조금 불편합니다. 하지만 로지텍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표준 키를 기본으로 동작하도록 바꿀 수 있습니다. 변경 방법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면 됩니다.

K380 표준 키로 변경 방법

 

 

 

  부록 - 키보드 케이스

키보드를 사용하지 않을 때 보관할 케이스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작고 귀여운데 핑크색이라 보호본능을 자극하는데요. 오픈마켓에 보니 k380 전용 가죽 케이스가 있길래 주문을 해 봤습니다.

6천 원이라는 가격에 가죽 케이스라니. 색깔도 같은 분홍을 구매해서 넣어봤더니 아주 딱입니다.

 

 

원래 케이스에는 이런 단추가 없습니다. 가죽을 접어서 안에 넣는 방식인데 아내가 보더니 자석 단추를 뚝딱 달아주었습니다. 아내가 취미로 집에서 옷을 만드는데 여러 가지 부자재가 있어서 이럴 때 도움이 되네요.

 

키보드 케이스까지 사게 되다니 참 별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