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만드는 믿을 수 있는 간식
아내가 임신을 한 이후에 음식에 대한 제한이 많아졌습니다. 때마다 챙겨 먹는 식사도 조심스럽지만 식사 외에 먹는 간식은 더 신경을 쓰게 됐죠.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먹어오던 과자나 초콜릿, 사탕들을 대신할 안전한 간식이 필요했습니다. 어떤 것들이 좋을까 생각하다가 고구마와 달걀이 적당하겠다 싶었습니다. 섬유질이 풍부한 고구마와 영양이 풍부한 달걀. 특히 고구마는 임신 후 섭취하고 있는 철분제 등으로 인한 변비 해소에도 도움이 되는 식품입니다. 이 두 가지 재료로 간식을 만들어 먹기로 했습니다.
집에서 만드는 간식 - 1. 고구마 말랭이
처가에서 농사를 짓기 때문에 넉넉하게 먹을 수 있는 고구마. 굽거나 쪄서 먹으면 맛은 있지만 늘 조리를 해야 하고 찐 고구마는 오래 보관하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찐 고구마를 말려서 고구마 말랭이로 만들어 두면 보관도 용이하고 언제나 조금씩 꺼내 먹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고구마 말랭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연 건조나 기계 건조 과정이 필요한데 마침 처가에 식품 건조기가 있어서 장모님께 부탁을 드렸습니다.
지난 주말에 처가에서 가져온 고구마 말랭이입니다.
안 그래도 달콤한 호박 고구마가 말랭이가 되니 그 당도가 더 높게 느껴져 먹어보면 마치 호박엿을 먹는 느낌입니다.
식품 건조기가 있다면 만드는 과정도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시간이 조금 많이 필요할 뿐.
고구마 말랭이를 만드는 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 고구마를 깨끗이 씻는다.(껍질은 벗겨도 되고 남겨도 됨)
- 고구마를 잘 삶아 준다.
- 잘 익은 고구마를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 건조기에 넣어 말린다.(위 사진은 9시간 정도 건조한 모습)
고구마 외에는 어떤 첨가물도 들어가지 않는 믿을 수 있는 간식이라서 걱정 없이 먹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하지만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간식들은 과섭취를 조심해야겠죠.
집에서 만드는 간식 2 - 구운 계란
찜질방에서 자주 먹기도 하고 편의점에서도 구입할 수 있는 간식, 구운 계란. 압력 밥솥을 이용하면 집에서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내용이죠. 그래서 구운 계란을 만들어 보려 했지만 집에는 압력 밥솥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집에는 얼마 전 기능 이상으로 새 전기 압력 밥솥을 구매하면서 고구마 찜기로 용도가 변경 된 10인용 전기 압력 밥솥이 있었습니다. 가끔 밥을 하다 말고 푸슈슈슈 꺼져버리지만 고구마를 찌는 용도로는 쓸만해서 버리지 않고 찜기로 사용중인 녀석이죠. 이 녀석을 이용해 구운 계란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구운 계란을 만드는 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 계란을 실온에 둔다.(냉장고에서 꺼낸 차가운 달걀에 바로 열을 가하면 껍질이 깨져요.)
- 계란을 잘 씻는다.(씻을 때 식초 몇 방울을 넣으면 좋아요.)
- 밥솥에 물(종이컵으로 1컵)과 소금(1/3 큰 술)을 넣는다.
- 계란을 넣는다.
- 1시간 동안 찜 기능으로 쪄준다.
찜기가 된 구형 전기 밥솥에 찜 기능이 있긴 하지만 시간 조절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20분씩 세 번 반복해서 찜 기능을 동작시켰습니다.
처음 완성 된 구운 계란.
구운 계란이라고 하기에는 색이 너무 뽀얗네요. 물을 조금 많이 넣었기 때문인데요. 종이컵으로 한 컵 정도만 넣어주면 조금 더 진한 색이 됩니다.
직접 구운 계란을 만들어서 먹어보니 더 맛있는 느낌입니다. 사먹는 구운 계란도 노른자가 퍽퍽한데 직접 만든 구운 계란은 노른자도 촉촉해서 더 맛있습니다. 맛도 맛이지만 색소나 첨가물이 없는 믿을 수 있는 간식이란 점이 역시 좋습니다.
이렇게 간식을 만들어 놓고 생각날 때 하나 둘 꺼내 먹으니 안심도 되고 뿌듯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같은 음식을 계속 먹으면 물리겠죠. 집에서 만들 수 있는 간식들을 더 찾아봐야겠습니다. 결혼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고 있는 요즘이 신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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