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이야기

아기의 눈썹 옆에 만져지는 딱딱한 혹...유피 낭종

슈라。 2015. 4. 9. 10:30

  아기 눈 옆에 자리 잡은 심상찮은 혹


아기가 태어나고 병원에서 3일을 보내고 퇴원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아기의 얼굴을 조심스레 만지다가 눈 옆에서 딱딱한 것이 만져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기의 얼굴이 너무 작아 이게 뼈라고 생각을 했고 아마 아빠를 닮아 눈 윗부분에 뼈가 발달해 있구나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생후 5주가 되어갈 쯤 한 쪽에만 딱딱하게 자리 잡은 그것은 뼈가 아님을 알게 되었고 걱정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아기가 너무 어려 병원 방문을 미루다가 아내의 산후 검사 일에 소아과를 같이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생후 6주가 가까워진 아기의 얼굴을 보니 이제는 불룩 튀어나온 것이 확실히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사진처럼 잘 표시나진 않는데 사진은 유독 커 보이게 나왔습니다. 귀여운 아기의 얼굴에 왜 이런 것이 나타났을까. 정말 속이 상합니다. 산후 검진을 마치고 아내는 아기와 함께 소아과를 찾았습니다.


아기의 상태를 살펴본 의사는 표피 낭종이 의심되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큰 병원을 찾아 초음파 검사를 해 보는 게 좋겠다고 했습니다. 종양을 의미하는 낭종이라는 무시무시한 단어와 큰 병원이란 말에 덜컥 겁이 났지만 크게 위험하지 않은 양성 종양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사의 말에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큰 병원에서의 검사 결과


소아과 진료를 받은 약 1주일 뒤, 미리 예약한 큰 병원을 찾았습니다.
가까운 큰 병원인 충남대학교 병원의 소아과를 찾아서 검사를 받아본 결과 이 혹은 유피 낭종이란 일종의 종양인데 태아의 발달 초기에 생성될 수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생각보다 흔히 발생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 낭종은 여러 부위에 나타날 수 있지만 왼쪽 눈썹 주위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우리 아기도 바로 그 왼쪽 눈썹이 끝나는 부분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유피 낭종은 양성 종양으로 위험하지는 않지만 자연적으로 사라지는 경우는 드물고 수술을 통해 제거하는 것이 확실한 치료라고 합니다. 성형 외과의 소견이 필요하다고 하여 소아과의 진단서를 받아 들고 같은 병원의 성형 외과를 찾았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안과와 성형 외과의 진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 우리 아기의 경우에는 안과 진료는 필요하지 않았나 봅니다.


성형외과에서는 아기의 상태를 살펴 본 뒤 태어난 지 두 달도 되지 않은 아기에게 마취를 하고 수술을 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어서 수술의 시기를 생후 1년이 지난 시점으로 잡는 것이 좋겠다고 하십니다. 하지만 꾸준한 관찰이 필요하고 만약 1년이 되기 전에 낭종의 크기가 더 커지거나 눈에 불편함을 주게 된다면 수술의 시기를 앞당겨야 할 수 있으니 얼른 병원으로 와야 한다는 안내를 받고 돌아왔습니다.






휴... 불편하게 자리 잡은 딱딱한 놈의 정체와 큰 위험은 없을 거란 걸 알게 되어 다행입니다. 하지만 이 작은 아기가 돌이 되자마자 마취를 하고 수술을 받아야 한다니 영 안쓰럽고 속상하군요. 걱정스런 마음에 유피 낭종에 대해서 조금 검색해 봤는데 정말 아기들에게 많이 발생하는지 사진도 많이 볼 수 있었고 수술 후 경과도 좋은 것 같아 마음이 조금은 놓였습니다.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그 날까지 우리 아기가 건강하게 잘 자라주길, 그리고 낭종이 더 커지지 않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