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이야기

임신 26주, 태아의 성장과 점점 힘들어지는 예비 엄마

슈라。 2014. 11. 25. 09:27

  임신 26주, 태아는 잘 자라고 있을까?


시간은 빠르게 흘러 벌써 임신 26주가 되었습니다. 정기 검진을 위해 병원을 찾았는데요. 태아는 얼마나 자랐을까요?
역시나 토요일은 예비 엄마들이 많았습니다. 기다림과 진료시간을 합해서 총 3시간이나 걸렸는데요. 초음파 검사를 해 보니 아기는 다행히도 주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잘 자라고 있었습니다. 심장도 여전히 힘차게 잘 뛰고 있고 잘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간략하게 측정한 수치들을 보면 BPD(머리 둘레?지름?)는 6.87cm로 약 27주 4일로 아빠를 닮아 조금(?) 큰 편이고 AC(복부 둘레)는 21.38cm로 25주 6일, FL(허벅지 길이)은 5.06cm로 27주 1일로 엄마를 닮아 다리는 긴 편인 듯합니다.  EFW(몸무게)는 960g으로 이제 거의 1Kg에 가까워지고 있군요. 

신체 부위 별로 예상 주수가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모두 정상 범위에 있다고 볼 수 있고 예비 엄마의 체중도 적당히 늘어나고 있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태아의 발달 상황은 이 정도로 정리하고...




  점점 힘들어지는 엄마 - 1) 골반 통증


아직 임신 25주차였던 지난 주 초에 큰 위기가 찾아 왔었습니다. 갑자기 걷기 힘들 정도로 골반이 아프다고 고통을 호소하는 아내였는데요. 조금 걸으면 나아지겠지 싶어 퇴근 길에 걷자고 했다가 평소 걸리는 시간의 두 배 이상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횡단 보도를 건널 때 제 시간에 건너지 못할 정도였으니까요. 통증이 얼마나 심한지 앉을 때도 일어 날 때도 누울 때도 자세를 바꿀 때도 울먹이는 모습이 참 보기 힘들었습니다.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특히 심하게 아프다며 회사에서 사용하기 위해 이런 것도 구매했습니다.

도넛 모양의 밸런스 닥터라는 방석인데요. 출산 후에 회음부 방석으로도 사용할 수 있을 거라며 구매를 했습니다. 방석 때문인지 모르겠지만(실제 사용은 많이 하지 않아서) 다행히 며칠 뒤부터 차츰 좋아져서 지금은 다시 아프기 전처럼 잘 걷고 있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골반 통증은 고칠 수 있는 방법도 없고 아기를 낳아야 낫게 된다는 말이 많아서 남은 100일을 어떻게 견디나 걱정했는데 금방 좋아져서 다행입니다. 하지만 언제든 또 찾아 올 수 있다고 생각되니 조심하고 운동도 꾸준히 같이 해야겠습니다. 




  점점 힘들어지는 엄마 - 2) 임신성 당뇨


22주차에 병원에 방문 했을 때 다음 검사일에는 임신성 당뇨 검사를 해야 한다며 이런 물약(?)을 줬습니다.

검사 당일 채혈을 통해 임신성 당뇨와 빈혈 검사를 하게 되는데 채혈 한 시간 전에 이 액체를 마시고 오라고 했습니다. 채혈 두 시간 전에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이 용액을 마시고 한 시간 뒤에 채혈을 하는데 그 사이에는 금식을 하라는 안내가 있었습니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아내는 용액을 마셨습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고는 마시기 힘들다는 내용을 많이 봤는지 걱정하더니 생각보다 먹을만하다며 단숨에 꿀꺽꿀꺽 잘도 마셨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병원에 도착해서 채혈을 했는데 지혈을 하며 나오는 아내의 표정이 심상치 않습니다. 수치가 높게 나왔다는 군요. 병원마다 다르지만 130이하 또는 140이하까지 정상 범위로 본다고 하는데 아내의 수치는 160이 나왔습니다. 임신성 당뇨가 의심 된다고 2차 검사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입덧 하던 시기가 안쓰러워서 입덧이 끝나고 나서는 먹고 싶다는 걸 웬만하면 다 먹게 해서 그런 건지, 검사 당일 아침에 먹은 음식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식이 조절을 해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었는데 복병이 나타났군요. 요즘 식욕이 폭발해서 먹어도 배고프단 말을 자주 했었는데 식이 조절을 앞두고 걱정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기 안타깝습니다. ㅠㅠ




  점점 힘들어지는 엄마 - 3) 임신성 빈혈


임신성 당뇨 검사와 함께 빈혈 검사를 위해 채혈을 했었는데 그 결과가 월요일인 어제 나왔다고 합니다. 철분제를 꾸준히 잘 복용했으니 문제 없겠지 생각했지만 빈혈 판정을 받았습니다. 철분제의 복용을 현재의 두 배로 늘리라는 처방을 받았습니다. 임신성 당뇨에 이어 두 번째 충격. 휴... 앞으로 먹는 것과 영양 보조제를 더 챙겨야겠습니다.

임신성 당뇨와 임신성 빈혈은 둘 다 자각 증상이 없고 태아와 엄마 모두에게 위험할 수 있는데 이렇게 검사를 통해 더 늦지 않게 알게 되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아직 임신성 당뇨를 확진 받은 건 아니지만...) 주변 사람들이 요즘 산부인과는 검사를 너무 많이 한다는 말을 듣고 산부인과의 검사에 조금은 부정적이기도 했었는데 이번 검사 결과를 받아보니 그래도 검사는 받아 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이번 검사를 받을 후에 반성을 좀 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아내에게 신경을 너무 안 써줘서 이렇게 된 건 아닌가 싶어 미안한 마음 뿐이네요. 당장 임신성 당뇨 재검사가 있는 12월 1일까지 식단을 같이 조절해 보고 출산까지 남은 기간 동안 아내와 태아 모두 건강할 수 있도록 옆에서 최대한 잘 해줘야겠습니다. 매번 병원을 다녀오면 신이 나서 글을 올렸는데 이번에는 마음이 영 무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