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만
결혼을 하고 아내와 계획한 자녀는 둘. 아들 하나 딸 하나 낳고 행복하게 살자 했지만 결과는 아들 둘.
딸 하나 있으면 좋겠지만, 주변에서 딸 하나 더 낳으라고 하지만 체력적으로도 힘이 들고 금전적으로 힘이 들 테니 아내와 여기서 마치기로 했습니다. 원치 않는 임신을 피하기 위해서 피임을 해야 하겠지만 수술을 통해 영구 피임을 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넷 후기를 참고해서 근처에 있는 비뇨기과에 덜컥 예약을 잡았습니다. 비용은 25만 원 정도 한다고 하더군요. 당연히 건강보험이나 실비 보험 청구는 안 된다고 합니다.
수술 전 상담
예약일이 되어 조금 긴장되는 마음으로 병원을 찾았습니다. 차례가 되어 진료실에 들어가니 전반적인 신체의 구조를 설명해 주고 수술이 어떻게 진행될지 설명해 주셨습니다.
수술 시간은 10분이 채 걸리지 않을 것이며 준비와 정리 시간을 포함하면 길어야 30분이 걸릴 것이며 수술 후 10일간은 성관계 등 사정을 자제해야 할 것이며 10일 후 사정 시 통증이 있으면 한 달까지 자제할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또 수술 후 사정 시 혈액이 같이 나올 수 있으나 이는 정상이니 걱정 말라하십니다. 수술 후 5일 정도 지나면 실밥을 풀러 와야 하는 데 이때 소변 검사 결과에 따라 감염을 막기 위해 추가적으로 약을 복용해야 할 수도 있다고 하십니다.
설명을 들으니 더 긴장되고 무서워집니다.
수술 준비
수술방으로 이동해서 바지와 속옷을 벗고 엉덩이에 항생제 주사(많이 아픔)를 맞고 수술대에 누웠습니다. 차가운 수술대.
무시무시한 조명 켜지고 제모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이발 기계로 밀고 면도기로 마무리를 거칠게 해 주 시는 남자 간호사님. 마지막으로 소독약을 넓게 바르고 천을 덮어 수술 준비가 끝났습니다.
수술
잠시 후 원장님이 들어오시고 수술이 시작되었습니다.
절개 부위와 양쪽 정관을 찾아 마취약 주사했습니다. 엉덩이 주사에 비하면 그냥 따끔한 정도.
음낭을 절개하고 오른쪽 정관부터 시작했습니다. 의외로 아무런 통증이 없고 잡아당기는 느낌만 느껴집니다. 몇 번 당기고 하더니 작은 기계음이 나면서 머리카락 탄 냄새가 올라옵니다. 전기 소작인 진행된 것 같습니다. 끝. 아주 잠깐 사이에 50%가 끝났습니다. 별 거 아니군요.
두 번째 오른쪽 정관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공에 맞은 것처럼 말도 못 하는 통증이 옵니다. 왼쪽 정관이 깊다고 하시더니 마취가 제대로 안 되었다며 2차로 마취를 시도합니다. 하지만 정관을 잡아당긴 상태이니 통증은 계속됐고 마취되길 기다리는 시간이나 시술 시간이나 비슷하니 신속하게 진행하자는 말고 함께 시술을 진행했습니다.
숨만 겨우 쉬며 2분 정도를 한 시간처럼 버텼습니다. 그리고 작은 기계음이 나는데 이때부터 통증이 사라졌습니다. 마취가 이제 됐나 봅니다. 정말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시술이 마무리되었고 절개 부위를 1 바늘 꿰매고 간호사의 처치가 진행되었습니다.
수술 후
수술 후 처치를 받고 속옷과 옷을 챙겨 입으며 절개되어 나온 정관의 일부를 눈으로 확인하고 수술방을 나왔습니다.
2미리 되는 작은 신체 일부가 빠져나갔는데 상당한 상실감이 밀려옵니다.
수술 후 거동은 불편하긴 해도 힘들진 않았습니다. 걸어서 버스 정류장에 가고 버스를 타고 타고 집으로 오는 동안 별다른 통증은 없었습니다. 수술 후 대구까지 운전해서 간 사람도 있다고 하니 일상생활에 지장 없다는 말이 사실이긴 한가 봅니다.
마취 사고만 아니었으면 아주 편안한 수술이었을 텐데...
이후 경과
수술 후 2일까지는 진통제를 먹긴 했다지만 걱정보다 마취 풀리고 통증이 전혀 없었습니다. 다만 제모해서 짧아진 털이 따끔거립니다.
그렇게 주말을 보내고 출근을 했는데 앉아서 일을 하다 보니 압박이 좀 있는지 수술할 때 아팠던 왼쪽 고환에 살짝 압박이 있었습니다.
5일 뒤 봉합사를 제거하러 병원에 방문했습니다. 살이 엉겨 붙었는지 봉합사 제거할 때가 더 아픕니다. 음낭에 피멍이 퍼져 있었는데 1~2주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합니다.
추가 비용은 없었고 작은 통을 하나 받았습니다. 3개월간 25회 이상 사정을 하고 3개월 뒤 예약일에 이 통에 정액을 받아 오라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이후 2~3개월 간은 자라 나는 털 때문에 따끔 거리는 것을 빼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은 없었습니다.
3개월 후
3개월 뒤 드디어 무정자 검사를 받으러 병원을 찾았습니다. 25회는 생각보다 많은 수였습니다.
담아온 통을 병원에 전달하는 것으로 모든 절차는 끝났습니다. 다음날 무정자로 확인되었다는 결과로 생식 능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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