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ory

베란다 조명을 1년 만에 고친 이야기

슈라。 2021. 3. 11. 08:32

  스위치를 찾을 수 없는 조명

이사 온 지 1년이 넘었지만 스위치를 찾을 수 없는 조명이 하나 있습니다. 안방 쪽 베란다(정확히는 발코니)의 조명이 그것입니다. 처음에는 전구가 없어서 전구를 끼우면 불을 켤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전구를 사다 끼웠는데 눈에 보이는 모든 스위치를 켜 봐도 안방 발코니의 조명은 켜지지 않았습니다.

 

주변 검색을 통해 전기, 조명 사장님께 스위치 찾는 작업을 하실 수 있겠냐고 여쭤 봤지만 그런 작업은 하지 않는다는 답변에 단념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안방 발코니를 찾을 때마다 휴대폰의 플래시를 켜야 했습니다. 참고로 이 집에는 발코니가 세 개 있었지만 이미 전 주인이 두 개를 확장해 놔서 안방 발코니가 유일하기 때문에 자주 드나듭니다.

 

 

 

  여보! 내가 뜯었어!

그렇게 불편하게 발코니를 이용하던 어느 날 아내가 신나서 톡을 보내옵니다.

"여보! 내가 베란다 등 뜯었어!"

 

전기 장비는 위험해서 웬만하면 건들지 않는데... 그래서 스위치와 콘센트만 겨우 갈았는데 뜬금없이 아내가 그 골칫거리 조명을 뜯어냈다는 것입니다. 위험할 수 있는데 왜 그걸 만지냐는 핀잔과 함께 퇴근할 때까지 그대로 두라고 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보니 안방 발코니 조명이 켜지지 않은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조명을 떼어 낸 자리를 보니 이렇게 전선이 조명과 연결되지 않고 테이프로 꽁꽁 감겨 있었습니다.

이러니 전구를 끼우고 스위치를 만져봐도 켜질 리가 없었던 것이죠. 

 

 

 

아내가 뜯어낸 원래 발코니에 달려 있던 조명입니다.

그동안 불이 안 켜져서 불만 가득한 눈으로 바라봤더니 지저분하게만 보이는 이 조명은 폐기하기로 하고 오픈 마켓에서 14,900원짜리 심플한 조명을 주문했습니다.

 

 

 

다음 날 조명이 도착해서 조명을 달아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전선을 감고 있던 테이프를 제거하고 두 갈래 전선을 마주했습니다. 전선 끝부분이 깔끔하지 않아 조금 불안했지만 동작만 제대로 해 주길 바라며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작업하기 전에 전등용 차단기를 내렸고 콘센트 전기는 살아 있어서 스탠드를 가져다 비추며 작업을 했습니다.

 

 

 

새 조명의 고정용 브라켓 가운데에 전선을 통과시키고 전장에 나사로 고정을 해 줬습니다.

 

막상 새로운 조명을 달아 보려는데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군요. 이제 전선과 조명만 연결하면 되겠죠.

 

 

 

이렇게 조명의 전선과 천장에서 나온 전선을 하나씩 연결해 주고 절연 테이프로 칭칭 감아줬습니다.

 

 

 

브라켓의 고정 나사를 이용해서 전선을 감추도록 고정해 주고 아래쪽 전선을 적당히 조절해서 케이블 타이로 고정해 주니 조명 설치가 끝났습니다.

 

 

 

전구를 끼워주는 것으로 조명 설치를 마무리했습니다.

 

이제 문제는 어떤 스위치로 이 조명을 켤 수 있을까였습니다. 전등용 차단기를 올리고 안방부터 여기저기 스위치를 누르고 다니다가 결국 거실에서 스위치를 찾았습니다. 발코니의 조명은 거실의 무드등과 함께 켜지도록 스위치가 작업되어 있더군요.

아마도 전 주인은 무드등과 같이 켜지는 발코니 조명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분리를 해 놨었나 봅니다. 발코니 이용이 꽤나 불편했을 텐데...

 

 

 

스위치를 켜서 불을 밝혀보니 그렇게 속이 시원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렴한 조명이지만 발코니의 분위기와도 잘 어울리고 깔끔해서 만족스럽습니다. 잘 사용하지 않는 거실 무드등보다 환하게 불 켜지는 발코니가 우리에게는 더 중요합니다. 이젠 밤에도 발코니를 이용할 때 플래시가 필요 없어졌습니다. 

 

용감하게 조명을 뜯어내서 발코니에 환한 빛을 되찾아준 아내를 칭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