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ory

금이 간 변기 물탱크 임시 수리하기

슈라。 2021. 3. 14. 10:21

  물이 새는 변기 물탱크

밤 11시. 갓 잠이 들어 신나게 꿈을 꾸려는 그때 아내가 놀란 목소리로 흔들어 깨웁니다.

"여보, 변기가 깨져서 물이 새!"

 

변기가 깨졌다는 말에 깜짝 놀라 거실 화장실로 달려가 보니 변기를 살펴봤더니 변기 아랫부분이 깨진 것은 아니고 변기 물통 부분에 금이 가서 물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물이 조금씩 새니까 변기의 물탱크 수위가 낮아지니 지속적으로 물을 채우는 소리가 나고 있었습니다.

 

선잠에 들었다 깨서 몽롱했던 정신에 지금 당장 조치할 수 있는 것은 없기 때문에 물탱크로 물을 공급하는 수전을 잠그고 물을 내려서 물탱크를 비워두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임시 조치 1 - 글루건

다음 날 일어나서 변기부터 살폈습니다. 

물탱크의 측면에 크게 금이 가 있었습니다. 이게 금이 갑자기 간 것 같지는 않고 오래 사용한 변기이다 보니 언제 생겼는지 모를 균열이 점점 커지다가 그 정도가 심해져 벌어지면서 물이 새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변기는 날을 잡아서 세면대나 낡은 것들을 한 번에 교체할 생각이었는데 변기의 고장이 갑작스러워서 임시로 조치를 해 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생각이 난 것은 글루건. 물이 콸콸 새는 것은 아니니까 글루건으로 꼼꼼하게 막아주면 임시로 조치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글루건을 가져다가 글루건 심을 몇 개나 써가며 열심히 메꿔봤습니다. 잠시 후 잘 굳은 걸 확인하고 수전을 열어 다시 물탱크를 채워 봤습니다... 만 역시 실패. 이전보다는 덜하지만 글루건으로는 물이 새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다시 수전을 잠가 물을 막고 물을 내려 물탱크를 비워 놓고 굳어버린 고체 풀을 떼어 냈습니다.

 

 

괜히 되지도 않는 글루건으로 작업했다가 제거하는데 힘만 들고 이렇게 지저분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임시조치 2 - 실리콘

실리콘으로 다시 작업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실리콘을 주문했습니다.

오픈 마켓에서 실리콘과 플라스틱 건, 헤라 세트를 구매했습니다. 가격은 1만 7천 원 정도였습니다.

 

 

 

실리콘을 플라스틱 건에 조립하고 작업을 하러 갔습니다.

 

 

 

처음 쏴 보는 실리콘이지만 깔끔하게 잘 쏴보고 싶었는데 첫 작업은 이렇게 엉망인 모습입니다. 구입한 실리콘은 픽스 올 플랙시라는 제품인데 점도가 높아서 그런지 컨트롤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사진에 보면 바닥에 물이 조금 남아 있는데 이러면 실리콘이 발수성이 높아서 그런지 시공할 부분에 붙는 걸 방해하더군요. 저 상태로는 바닥까지 제대로 작업을 할 수 없을 것 같아 화장지를 이용해서 남은 물기를 모두 제거하고 헤어드라이어로 물탱크 내벽에 물이 남아 있지 않게 건조한 후에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실리콘 단면을 매끄럽게 하기 위해 헤라를 갖다 대 봤지만 실리콘의 양이 적어 헤라가 닿지 않았습니다. 조금 더 과감하게 실리콘을 쭉쭉 짜 주고 헤라로 빈틈이 생기지 않게 열심히 펴 줬습니다.

 

 

그 결과

헤라만 쓰면 깔끔하게 잘 될 것 같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아주 많이 지저분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줄눈 작업을 할 때와는 다르게 끈끈한 실리콘이 헤라에 자꾸 엉겨 붙어서 깔끔한 결과를 내기는 힘들었습니다.

어차피 탱크 안 쪽이라서 보이지도 않고 빈틈없이 메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모양은 포기하고 작업했습니다.

 

실리콘이 도포된 두께가 가장 두꺼운 부분 기준으로 5mm가 넘기 때문에 충분한 건조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제품에 표기된 건조 시간은 2mm/24시간이기 때문에 충분히 3일 정도 기다렸습니다. 괜히 마음이 급해서 물을 넣었다가 제대로 굳지 않은 실리콘이 떨어지면 말짱 도루묵이죠.

 

 

 

3일 뒤 실리콘이 충분히 굳어진 것 같아 수전을 열어 다시 물을 채웠습니다. 우려와 달리 물이 전혀 새지 않았습니다.

 

탱크의 위쪽은 유격이 1mm 정도 되어서 힘을 주면 살짝 움직였었는데 실리콘 도포 후 움직임도 어느 정도 잡아주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이대로 오래 사용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물탱크에는 물이 항상 채워져 있기 때문에 균열이 가 있는 물탱크는 점점 균열이 심해질 것이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세면대와 함께 교체할 계획을 세워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