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ory

변기 손잡이(레버) 교체하기

슈라。 2021. 3. 26. 09:12

  변기 손잡이를 바꿔보자

부모님 댁의 변기 레버는 손으로 꾹 밀어 넣는 버튼식입니다. 이 버튼식 레버는 손으로 누르려면 힘을 꽤 줘야 하는데 가끔 손톱이 걸리면 아주 기분이 좋지 않죠. 부모님 댁에 방문할 때 이 버튼식 레버를 아래로 눌러 내리는 레버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문제의 버튼식 레버입니다. 힘줘서 누르는데 손톱이 걸려서 뒤집어진 게 벌써 몇 번입니다.

 

 

 

이렇게 아래로 눌러서 내리는 레버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우리 집 변기 손잡이를 한 번 바꿔 보니 어렵지 않은 작업인 것 같아 부모님 댁도 바꿔 드리기 위해 두 개를 더 샀습니다. 가격은 개당 2천 원 정도입니다. 고급스러운 제품은 조금 더 비쌉니다.

 

 

 

가볍게 교체할 생각으로 변기 물통의 뚜껑을 열어젖혔는데 이런... 변기 모양이 보통 모양인 사각형이 아닌 육각형인데 레버가 하필 좁은 면에 달려서 모양이 다릅니다. 버튼에 연결된 막대가 1자가 아닌 구부러진 형태라서 준비해 온 레버로 교체가 불가능했던 거죠. 1자로 된 레버를 달면 수도 스위치 역할을 하는 부표에 닿고 물통의 물마개를 열고 닫는 역할도 제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미리 좀 알아보고 살 걸 하면서 뚜껑을 닫고 다음 기회로 미뤘습니다.

 

가족들이 모여서 놀이를 하던 중에 갑자기 해 볼만한 방법이 떠올랐습니다. 혹시 열을 가해서 구부리면 되지 않을까!

 

가스 토치를 찾아 준비했습니다.

반품하기도 귀찮으니 이걸로 열을 가해서 성형이라도 해 보자.

실패하면 버릴 생각으로 토치로 열을 가해서 구부려 봤습니다. 다행히 플라스틱은 꽤 튼튼한 재질이었고 토치로 가열해도 쉽게 불이 붙진 않았습니다. 한참을 가열해서 단단한 플라스틱이 말랑한 느낌을 줄 때 살짝 구부려 봤습니다.

 

 

결과는

대 성공? 모르겠습니다. 일단 그럴듯하게 구부러지긴 했는데 좀 짧아 보이기도 하고... 플라스틱이 식으니 이전처럼 단단해지긴 했습니다.

 

일단 달아봤습니다. 변기 레버는 안쪽이든 바깥쪽이든 잡아서 돌릴 수 있는 부분을 풀어주면 보통 분리가 가능합니다. 분리를 하면 변기 물통에 동그라미 또는 네모 모양 구멍이 나오는데 새로 구매한 레버에는 네모와 동그라미 구멍에 대응할 수 있는 추가적인 부품이 들어 있으니 잘 맞춰서 조여 주기만 하면 됩니다.

 

성형 한 새 레버를 달아봤습니다.

오 일단 변기 물통의 부표?(부이?)와 간섭이 생기지 않도록 적당히 잘 구부러졌습니다. 일단 여기까지는 좋네요.

문제는 기존보다 막대가 조금 짧아 보인다는 건데... 이건 구슬 줄을 연결해 봐야 알 수 있겠습니다.

 

구슬 줄을 조절해가면서 연결해서 물이 잘 내려가는 길이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물이 잘 내려가는 것을 확인하고 변기 물통의 뚜껑을 닫아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동작도 제대로 되고 변기와 이질감 없이 잘 고정이 됐습니다.

 

이렇게 한쪽 화장실의 변기는 한 번에 작업이 되었는데 두 번째 화장실의 변기는 작업에 애를 조금 먹었습니다.

변기 레버의 막대 부분을 기울이는 부분이 문제였는데요. 이 기울어지는 각도에 따라 물통을 막는 마개가 열려서 다시 닫히지 않거나 열렸다 바로 닫혀버리는 현상이 생겨서 최적의 각도를 찾아 몇 번 작업해야 했습니다. 처음 시도할 때 우연히 그 각도가 잘 맞았었나 봅니다.

 

어쨌든 저렴한 가격에 위험한(?) 변기 레버를 바꿨습니다. 이제 꼬맹이들도 손쉽게 물을 잘 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