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덧과 과일
아내가 임신 6주를 넘어서면서 슬슬 입덧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장모님께서는 입덧이 너무 심해서 물도 마시지 못할 정도였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보통 걱정이 되는 것이 아닌데요. 슬슬 음식냄새나 공공장소에서의 냄새에 힘들어하면서 신맛이 나는 과일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과일이 많이 나는 여름철이라 이것저것 먹어보고 있습니다. 살구, 자두, 딸기, 키위 등의 과일 중에서 우선 자두가 좋다고 하면서 망고가 먹고 싶다는 말을 하더군요. 어디서 보았는지 생망고를 먹어보자고 어떻게 구매해야 하는지 까지 다 알아보았다고 하면서 말입니다. 아기 엄마가 먹고 싶다는데 아까울 게 있나요~ 바로 주문을 했습니다.
필리핀에서 날아오는 생 망고
아내의 큰 오빠, 그러니까 큰 형님이 필리핀에서 바로 배송받아 먹을 수 있는 생 망고가 있다는 정보를 알려 주셔서 진망고라는 곳에서 망고를 주문했습니다. 주문한 날이 목요일이었는데 주말을 포함해서 5일 뒤에 망고를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필리핀 망고입니다. 박스를 열어보면 4x5의 격자 안에 20개의 망고가 한 칸씩 방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어디 하나 상처 입지 않고 온전한 모습으로 잘 도착했습니다.
박스 측면에는 위 사진과 같이 망고의 크기와 개수가 표시되어 있는데요. 제가 구매한 51,000원짜리 제품은 한 상자에 중간 크기의 망고 20개가 들어있는 제품이었습니다.
20개의 망고 중에 하나를 집어 들고 찍어봤습니다. 외관에도 별다른 상처가 없고 깨끗하군요. 주말이 끼어 있어서 배송이 늦어졌기 때문인지 망고가 꽤 숙성돼서 도착한 것 같습니다.
망고는 색상으로 그 맛을 예상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아래의 망고 색상 표와 비교해 보면 도착한 망고는 달콤한 맛 수준까지 숙성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지 출처 : 진망고 홈페이지)
망고 맛보기
마침 망고가 잘 익어서 도착했으니 바로 맛을 보지 않을 수가 없죠. 바로 맛을 보기 위해 해체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망고는 여느 과일과는 다르게 껍질을 깎아 먹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배송 박스에 들어있는 망고 맛보는 법을 보며 망고를 해체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망고를 한 손에 잡아 세우고 꼭지를 기준으로 중간보다 약간 한쪽으로 치우쳐서 잘라 줍니다. 처음 보는 과일인지라 설명서를 보면서 충실하게 따라했습니다.
잘라낸 결과 입니다. 왼쪽에 보이는 큰 조각이 망고 씨를 포함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이 부분을 다시 세워서 잡고 처음에 잘라준 방법대로 반대쪽도 잘라줍니다.
두 번의 칼질로 망고는 세 조각이 되었네요. 밑에 깔린 두 조각이 과육만 있는 조각이고 가운데에 있는 조각은 갈비라고 불리는 씨를 포함한 조각입니다.
과육만 있는 조각은 격자로 칼집을 내주고 뒤집어 주면 끝! 바로 위 사진과 같이 먹기 좋게 뒤집어집니다. 어렸을 때 가지고 놀던 수류탄 장난감이 생각나는군요.
가까이에서 한 번 더 찍어봤습니다. 정말 먹음직스럽습니다.
아내와 함께 한 쪽씩 과육을 들고 맛을 봤습니다. 와~ 근데 생각했던 것보다 당도가 엄청나네요. 처음 망고 맛을 본건 망고 주스였는데 그 때는 '아... 황도 국물 맛이네.' 싶었습니다. 그 이후에 맛을 본건 음식점의 샐러드 바에서나 먹던 얼린 망고였는데 그 때 먹던 망고와는 차원이 다른 당도를 자랑했습니다. 물론 아내도 함께 아주 맛있게 한 조각을 해치웠습니다.
양쪽 과육을 하나씩 먹고 가운데 조각의 껍질을 벗겨서 한입 베어 물었는데... 아 왜 이걸 갈비라고 했는지 이해가 되더군요. 그 조각은 대부분이 씨앗이더군요. 씨앗이라고 하기 보다는 뼈라고 하는게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망고의 보관
순식간에 두 개의 망고를 해치운 우리 부부는 망고 보관을 위한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망고는 보통 상온 보관을 하는데 충분히 숙성이 되고 나면 냉장 또는 냉동 보관을 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망고를 랩에 싸서 냉장 보관하거나 과육을 분리해서 냉동 보관을 하는 것인데요. 우리 부부는 손이 많이 가는 냉동 보관보다 냉장 보관을 하기로 했습니다. 하나하나 랩에 잘 싸서 냉장고의 과일 칸에 차곡차곡 넣어줬습니다.
앞으로 아내가 상큼한 것을 찾을 때마다 하나씩 꺼내서 줘야겠습니다.
망고 취급 시 주의 사항
망고를 신나게 먹고 난 다음 날... 입술이 왠지 불편했습니다. 거울을 보니 입술에 뭐가 볼록 볼록 튀어 나와 있더군요. 그 때 아내가 했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옻을 타는 사람은 망고 먹을 때 주의해야 한다는 말 했었는데 그냥 흘려들었던 것이죠.
검색을 해보니 망고는 옻나무과의 나무 열매였던 것이었습니다. 뒤늦게 함께 동봉되어 있던 안내문을 살펴보니
알러지가 걱정된다면, 이렇게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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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내용이 있더군요. 미리 꼼꼼하게 읽어보고 먹었더라면 씨 부분을 그렇게 입에 넣고 빨아대진 않았을 텐데...ㅠㅠ
앞으로 망고 먹을 때는 더욱 주의해서 만지고 갈비 부분은 아까워도 그냥 버리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물론 아내는 절대 만지지 못하게 해야겠구요.
아내 덕분에 생 망고를 다 먹어보게 되었네요. 부주의로 인해 입술에 훈장을 달긴 했지만 '망고라는 과일은 원래 이런 맛이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입덧은 개인차가 크다고 하는데 망고가 아내의 입덧 완화에 어느정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이제 입덧이 시작되는 시기라서 앞으로 아내가 더 힘들어 할 시기가 오겠지만 입덧이 지나가는 그 날까지 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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