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 취미

솔향기를 머금은 숲 속 산책로 - 안면도 자연 휴양림

슈라。 2014. 10. 30. 10:10

  안면도 자연휴양림으로..


선선한 날씨로 나들이를 하기 좋은 요즘. 병원을 다녀오고 하느라 지난 토요일을 허무하게 보낸 우리는 일요일에는 어디든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아내가 여기저기 검색하다 찾은 곳은 충남 태안군에 있는 안면도 자연휴양림. 10년 연애 기간 동안 차가 없었던 우리는 걷기가 습관화 되어 있었고 그러다 보니 걷기를 즐기게 되었습니다. 요즘도 퇴근 하면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는 꼭 같이 걸어 다니는 것도 그 영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수목원이나 휴양림은 아주 좋은 나들이 장소입니다. 바로 떠나기로 결정!


안면도 자연휴양림은 우리 나라에서 6번째로 큰 섬인 안면도의 중앙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 옆에는 최근 많이 알려진 꽃지 해수욕장도 있군요. 집에서부터의 거리는 약 150Km로 당일 나들이를 다녀오기에도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일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몇 가지 과일과 물, 그리고 미리 사다 둔 빵 등을 챙겨서 평소 같으면 늦잠을 자고 있을 8시에 집을 나섰습니다. 두 시간 조금 더 달려서 목적지인 안면도 자연휴양림에 도착했습니다.




  안면도 자연휴양림 그리고 수목원


안면도 자연휴양림은 차를 몰고 들어가는 입구에서 입장료와 주차비를 받습니다.

지난번에 방문했던 한택 식물원 보다는 훨씬 저렴합니다. 대신 여기는 주차비를 받는군요.

입장요금은 일반인이 1000원, 청소년과 군인은 800원, 어린이는 400원이고 단체는 800원, 600원, 200원으로 개인보다 200원씩 저렴합니다. 

주차 요금은 경차(1000cc미만)가 1500원, 중소형차(25인승 미만)가 3000원, 대형차(25인승 이상)가 5000원입니다.
사람보다 자동차의 입장료가 더 비싸군요.

자동차를 주차하고 우선 전체 안내도를 살펴봤습니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휴양림과 수목원이 위치해 있는데 주차장과 입장 통로는 휴양림 쪽에 있습니다. 정오가 가까워 오니 날이 더워지기 전에 휴양림을 먼저 돌기로 했습니다. 그림에서 볼 수 있듯 산책코스는 15분~60분으로 다섯 가지 코스가 있는데 당연히 우리는 E코스를 선택했습니다. 약2.8Km 정도가 되는군요. 거리는 한 시간 걸을 거리가 아니지만 낮지만 산에 조성되어 있다 보니 평지보다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립니다.


코스를 정했으니 출발~

주차를 하자마자 찍은 소나무 숲 사진.
이 날은 안개가 많이 낀 날이었는데 아직 덜 걷혔는지 햇살이 내려오는 모습이 찍혔네요.




진입로에서 바라 본 하늘. 가을답게 하늘도 푸르고 하얀 구름들도 괜히 기분을 들뜨게 합니다.
정말 걷기 딱~ 좋은 날씨군요.
시원하고 맑은 공기에 소나무 향이 느껴지니 숨쉬는 것도 정말 상쾌했습니다.




유모차를 끌고 와도 좋을 것 같다고 느낄만한 평평한 오솔길도 좋고




사람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은 듯한 길의 푹신함도 좋고




소나무 사이로 뚫고 들어오는 햇살을 받으며 올라가는 오르막 길도 좋았습니다.




높진 않지만 봉우리에 오르니 전망대가 있더군요. 전망대에서 바라보니 산도 보이고 바다도 보이고 하늘도 보입니다.
하지만 안개 때문인지 카메라 조작의 미숙함 때문인지 바다는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신선한 공기를 한껏 들이마시면서 기분이 좋아졌던 우리였지만 중간에 방해꾼들을 만났습니다. 가을이지만 소나무가 많은 숲이라서 단풍을 찾기 어려웠는데 그 아쉬움은 단체로 몰려 오신 산악회 어르신들의 알록달록한 등산복으로 대신할 수 있었습니다. 왁자지껄한 특유의 아저씨,아줌마의 소란스러움과 관광버스를 타고 오는 동안의 흥을 느낄 수 있는 진한 술 냄새는 보너스였습니다.

게다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산책로에서 부끄럼 없이 바지 지퍼를 내리고 방뇨를 하는 대륙의 자유로움도 볼 수 있었습니다. 애도 아니고 50은 돼 보이는 어른이 말이지요. 알아 듣지 못해서인지 그들의 말 소리는 더욱 크게 느껴졌습니다.

중간에 방해꾼들을 만나 살짝 기분이 나빠졌었지만 그래도 나름 괜찮은 데이트를 했습니다. 임산부가 걷기에 크게 무리가 되지 않는 코스였고 중간에 벤치에 앉아 쉬기도 하면서 한 시간 남짓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숲 길을 걷고 나서 길 건너에 있는 수목원으로 이동...

수목원의 전경입니다. 이쪽은 그래도 단풍이 울긋불긋 보이는군요.
규모가 작은 만큼 관리가 잘 되어서 그런지 깔끔한 듯 하지만 휑한 느낌도 듭니다.




또 다른 정원의 모습. 


사실 수목원도 자세히 들여다 보고 왔으면 좋았겠지만 시간이 정오를 넘어서서 더워진데다 수목원 진입로부터 내부 산책로까지 모두 딱딱한 콘크리트로 되어 있어 걷기에 즐겁지가 않아서 대강 둘러 보고 나와버렸습니다. 숲에서 흙 길을 한 시간 정도 걸어도 아무 말 없던 아내도 수목원에 와서는 20분도 되지 않아 여기저기 불편하다고 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인위적으로 꾸민 수목원 보다는 휴양림의 산책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안면도 자연 휴양림 이용 안내


안면도 자연휴양림의 이용 정보

1. 개장시간(입장시간 : 폐장 1시간 전까지)

  • 하절기(3~10월) : 09:00 ~ 18:00
  • 동절기(11~2월) : 09:00 ~ 17:00
  • 휴장일 : 명절(신정 및 설날, 추석) 당일, 숲 속의 집은 명절 전날 휴장


2. 입장요금(단체는 30인 이상)


3. 주차요금



휴양림 안에는 숲 속의 집이라는 펜션 비슷한 숙박 시설도 있는데 가족 단위나 연인끼리 와서 이용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4. 숲 속의 집 이용시간

  • 입실시간 : 숙박일 15:00 (수건, 세면도구 지참)
  • 퇴실시간 : 익일 12:00


5. 숲 속의 집 시설 이용 요금





  집으로 돌아 오는 길...


아침부터 내려오면서 빵 조금과 과일 조금 먹은 게 전부라서 돌아 가는 길에 뭐 좀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안면도까지 왔는데 해산물은 좀 먹고 가줘야겠다 싶어서 고속도로 IC에 진입하기 전에 있는 남당항에 들렀습니다. 10여 년 전에 와보고 정말 오랜만에 방문했는데 어렸을 때 기억은 전혀 없군요.

아내가 임신해서 회는 그렇고 새우나 좀 먹고 가볼까 싶어 상가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갔더니 "대하? 키로에 4만원~ 들어와~ 여긴 다 똑같아~."라는 아주머니 말에 검색해본 그대로구나 싶어서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잠시 후 나온 새우는 대하가 아닌 흰 다리 새우였습니다. 낚인 거죠. 흰 다리 새우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양식 대하라고 소개하고 흰다리 새우를 알아보면 흰다리 새우라고 말하더군요. 참고로 대하는 5만 5천원이랍니다.

씁쓸했지만 그럭저럭 맛있게 먹고 나오긴 했지만 비싼 가격이 흠이었습니다. 산지에 가면 더 비싸다 라는 말과 대하를 먹으려면 대하만 판매하는 곳으로 가라는 누군가의 조언이 맞는 말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새우가 먹고 싶다면 가까운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먹는 편이 낫겠습니다. 양손으로 잡고 까먹기 바빴으므로 사진 따위는 패스~


그렇게 배를 채우고 다시 150Km 거리를 달려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내가 이번 나들이도 괜찮았다고 하니 저도 뭐 그렇게 나쁘진 않았습니다. 좋았던 것만 기억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