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 취미

2014년 마지막 가을 나들이 - 순천 나들이

슈라。 2014. 12. 3. 10:30

  결혼식을 광양에서?


지난 토요일, 아내의 친구가 결혼하는 날이었습니다. 같이 갔다 올까 했는데 장소가 꽤 멀어서 망설여졌습니다. 결혼식을 하는 장소는 바로 전라남도 광양, 시간도 11시. 아내의 몸도 무거워 지고 있는데 시간도 애매해서 축의금만 보내는 게 어떨까 싶었지만 그 친구는 우리가 결혼하던 날 새벽부터 버스를 갈아타며 와준 친구라서 꼭 가고 싶다는 아내였습니다. 아직 만삭은 아니니까 가을이 가기 전에 여행을 하는 셈 치고 결혼식도 보고 근처에 있는 순천만도 구경하고 오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아내가 얼마 전부터 꼬막이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는데 마침 잘 됐습니다.

토요일 아침 7시도 되기 전에 우리는 광양으로 출발했고 일찍 출발해서 그런지 막힘 없이 달려 10시가 갓 넘은 시간에 광양 터미널에 있는 예식장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간단한 요기를 했는데도 빨리 도착했습니다. 결혼식을 보고 피로연장에서 음식을 먹었는데 음식 맛있기로 유명한 전라도라서 기대를 했지만 여태껏 다녀본 결혼식 중에 만족스럽지 못한 음식 수준 3위 안에 들 정도로 실망스러웠습니다. 저녁에 맛있는 음식을 먹으라는 배려로 생각하고 간단하게 먹고 예식장을 나섰습니다.




  순천 드라마 세트장 구경


결혼식장을 나와서 우리는 바로 순천으로 향했습니다. 간단하게 둘러볼 곳으로 순천 드라마 세트장을 선택했는데요. 광양 터미널에서 순천 드라마 세트장은 6Km정도로 가까웠습니다.

주차비는 소형차 500원, 입장료는 성인 1인당 3천원. 하지만 지금은 내부 수리 중이라서 50% 할인해서 1500원이라고 합니다.
합이 3,500원.

세트장을 산책하듯 가볍게 돌면서 옛날 느낌이 나는 모습들을 담아봤습니다. 










가게들이 있는 거리는 공사 중이라서 볼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았지만 조금 돌아서 올라가면 이렇게 달동네가 나타납니다. 가까이서 보면 많이 훼손되었지만 멀리서 보면 아주 그럴듯합니다.







달동네를 내려오면서 찍은 공사중인 세트장 모습. SBS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일하는 것을 보니 SBS에서 드라마 촬영을 준비하는 모양입니다.


공사중이라서 조금 어수선하긴 하지만 저렴한 입장료로 한 시간 정도 둘러 보기엔 괜찮은 것 같습니다.




  순천만 정원과 순천만 갈대밭


세트장을 둘러 보고 우리는 순천만으로 향했습니다. 순천만을 검색하니 순천만 자연 생태 공원과 순천만 공원이 나오는데 우선 가까운 순천만 자연 생태 공원을 가봤습니다. 입장권은 성인 기준으로 5천원이었는데 자연 생태 공원과 순천만 정원을 모두 관람할 수 있다고 하는군요. 순천만 정원과 자연 생태 공원을 오가는 스카이 큐브라는 모노레일(?)도 있는데 이건 차가 있으니 패스. 

순천만 공원은 참 넓었습니다. 길도 잘 되어 있고 정원도 참 예뻐서 산책하기 정말 좋은 것 같았지만 6시까지 가야 할 곳이 있어서 아쉽지만 한 시간 정도만 둘러 보았습니다. 순천만 정원을 둘러 보면서 찍은 사진 몇 장.




한 시간 정도 걸었더니 벌써 시간이 세시. 6시에 문닫기 전에 화월당에 가야 하니 마음이 급해집니다. 정원은 이쯤 보기로 하고 순천만 자연 생태 공원으로 이동.



차로 5분쯤 이동하니 자연 생태 공원에 도착했습니다. 순천만 하면 역시 갈대밭이죠. 다행히 아직 겨울 전이라 갈대를 볼 수 있었습니다. 갈대만큼이나 사람도 참 많았는데요. 순천만 정원은 넓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지 않은 듯 보였는데 갈대밭 길에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줄을 지어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사람이 나오지 않게 사진을 찍어 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사람도 많이 보고 갈대도 보고 뻘에서 살아가는 작은 게들도 보면서 천천히 갈대밭 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좁은 통로에 사람이 많아 빨리 걷고 싶어도 빨리 걸을 수도 없었습니다. 크게 한 바퀴를 도는데 한 시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푸짐한 한 끼 - 꼬막 정식과 짱뚱어 탕


갈대밭 길 산책을 마치고 우리는 오늘의 하이라이트 꼬막 정식을 먹으러 갔습니다. 순천만 꼬막 정식을 검색하면 일품 식당이 많이 나오지만 우리는 사람이 많지 않은 갈대밭 식당으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곧 갈대밭 구경을 마친 사람들이 하나 둘 오기 시작했습니다. 일찍 오길 잘했네요. 우리는 18,000원짜리 갈대밭 정식을 주문했습니다. 15,000원짜리 꼬막정식에 짱뚱어 탕이 1인분 추가된 메뉴입니다.

어떤 음식들이 나오냐면

그냥 쪄서 먹는 참꼬막


밥과 비벼서 먹는 꼬막 무침


밥과 비벼 주면 이런 모습이 됩니다.


꼬막 탕수


양념 꼬막


꼬막 장조림(?)


꼬막 전. 1인 당 한 장.


양념 게장


낙지 호롱 구이


주인 아주머니가 전문이라고 자랑하던 짱뚱어 탕까지.

이 외에도 콩나물 무침이나 어묵 등의 기본 밑반찬이 5~6가지 더 나오는데 주요 반찬들만 찍어봤습니다. 다시 보니 또 먹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꼬막 찜과 무침, 양념 꼬막, 양념 게장, 짱뚱어 탕이 참 맛있었습니다. 이 중에 참꼬막이 어떤 거냐고 여쭤보니 쪄서 나오는 꼬막만 참꼬막이고 나머지는 새꼬막이라고 친절하게 말씀해 주십니다. 그럼 요 참꼬막 좀 더 달라고 했더니 한 접시 더 주셔서 열심히 까 먹었습니다.

그리고 짱뚱어 탕이 맛있었는데 그 맛이 추어탕과 매우 비슷했습니다. 짱뚱어는 곱게 갈아 넣었는지 간혹 작은 뼈가 씹힐 뿐 형체는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추어탕에 넣어 먹는 산초 향이 진하게 나길래 산초를 넣은 거냐고 여쭤보니 산초는 넣지 않고 방아 잎을 넣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향을 참 좋아해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추어탕은 쳐다도 안 보는 아내도 짱뚱어탕은 잘 먹더군요.

처음에 반찬들이 나올 때는 너무 조금씩 주는 게 아닌가 싶어서 먹고 더 달라고 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종류가 많아 이것 저것 먹다 보니 배가 불러서 더 달라고 할 수가 없었습니다. 조금씩 주는 이유가 있었군요.




꼬막 정식을 맛있게 해치우고 이동하기 위해 주차장으로 가는데 입구에서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입장 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에 도착한 가족 단위의 여행객과 버스로 이동한 단체 여행객들이었는데요. 멀리서 온 사람들이 많을텐데 조금 안타까웠습니다만 들여보내 주지 않더라구요.

순천만 자연생태 공원은 시기별로 입장 가능 시간이 다르니 입장 시간을 미리 알아보고 가는 게 좋겠습니다.


  화월당 찹쌀떡과 볼 카스테라


꼬막 정식까지 먹어줬으니 내려오기 전에 예약해둔 찹쌀떡과 볼 카스테라를 찾으러 화월당으로 출발했습니다. 사실 드라마 세트장 구경을 하고 순천만 정원에 가기 전에 화월당에 들렀으나 우리가 주문한 물건은 6시에 나오니 문닫기 전에 오라고 해서 다시 찾았습니다. 문도 일찍 닫고 일요을은 영업도 안 하고 정해진 시간에 찾으러 가야 하고. 장사가 잘 되긴 잘 되나 봅니다. 그래도 아쉬운 사람이 을(乙)인거죠. 고분고분 다시 찾아 갔습니다. 두 번 오게 해서 죄송하다고는 하시네요. 하지만 서비스 찹쌀떡은 없었습니다.^^

다시 찾아 가서 받아 온 찹쌀떡 한 상자와 볼 카스테라 한상자.


찹쌀떡은 한 상자에 21개 2만원, 볼 카스테라는 한 상자에 12개 1만 8천원입니다. 한 상자에 반반씩 주문하면 각각 8개씩 들어 있고 2만원이라서 한 상자씩 사는게 더 이득이라고 해서 계산해보니 한 상자씩 사면 찹쌀떡 하나를 더 받을 뿐입니다. 많은 양이 필요 없다면 그냥 반반씩 한 상자를 사도 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많이 단 음식은 한두 개 먹고 나면 더 먹지 않는데 요건 그래도 많이 달지 않고 맛있습니다. 그래도 한 번에 많이 먹진 못하겠더군요^^;





화월당 과자를 받아 들고 토요일 숙소로 이동해서 하루 일정을 마무리 했습니다. 먼거리를 이동해서 내려오기도 했고 걷기도 많이 걸었고 날도 많이 짧아 어둠이 일찍 찾아오니 일찍 쉬는 게 좋죠. 미리 잡아 둔 시내의 에코그라드 호텔에서 따뜻하게 씻고 드라마를 보면서 찹쌀떡을 먹었습니다. 역시 먹는 게 최고네요.

날씨가 걱정이었지만 구름 한 점 없고 봄처럼 따뜻해서 참 좋았고 돌아다니는 내내 아내가 기분이 좋아 보여서 좋았습니다. 멀리까지 온 보람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