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이야기

또 다른 걱정 - 신생아 배꼽 냄새

슈라。 2015. 3. 1. 10:23

  이게 무슨 냄새지?


황달로 고민을 하고 모유 수유를 위해 힘쓰고 있던 중에 또 하나의 걱정거리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신생아의 떨어지지 않은 배꼽. 바로 아직 떨어지지 않은 탯줄인데요. 6일차에 접어든 지난 일요일, 갑자기 퀴퀴한 냄새가 어디선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유력한 용의자의 아직 탈락하지 않은 탯줄의 일부분. 코를 갖다 대고 냄새를 맡아보니 역시나 그 부분이 맞았습니다. 퇴원하면서 잘 소독해 주라는 말에 아기 배꼽 소독용 알코올 코튼 볼이라는 제품을 구입했습니다.


바로 이런 제품인데요. 면으로 된 솜 뭉치에 알코올이 스며 있어 하나씩 꺼내서 사용하면 되는 간편한 제품입니다. 하지만 안에 들어 있는 집게 특성상 힘주어 잡기가 힘들고 솜 뭉치가 부드러워 배꼽 주위를 톡톡톡 두드리며 사용해야 했습니다. 당연히 배꼽의 겉 부분에 알코올을 묻히는 정도의 소독을 할 뿐이었고 이게 맞는 방법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심한 냄새가 나니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냄새를 감지하고 배꼽 부분을 봤습니다. 배꼽 부분에 노란 물질들이 보이는데 염증으로 인한 고름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 되는데 그 중에 빨갛게 살이 올라온 부분이 있더군요. 놀라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육아종이라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육아종은 배꼽에 마찰이 발생하여 상처가 생기고 거기에 박테리아 감염이 되면 생길 수 있다고 하는데 혹시 그런 게 아닐까 걱정이 되어 바로 근처에 있는 소아과를 찾았습니다.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진료를 받는데 다행히 괜찮은 상태라고 합니다. 다만 소독을 할 때 겉만 두드리지 말고 아기 면봉에 75% 알코올을 묻혀서 안쪽까지 닦아 주듯 소독을 해 주는 게 좋다는 설명과 함께 노란색 물질을 닦아내 줬습니다. 그냥 겉과 주변만 닦아내면 되는 줄 알았는데 면봉이 저 배꼽 안쪽까지 들어가는군요. 그날부터 하루에 3~4회씩 면봉을 이용해 안쪽까지 잘 닦아주었습니다. 그리고 손으로 부채질을 해서 충분히 말려주고 속싸개로 싸 주었더니 고약했던 냄새는 차츰 줄어들었습니다.


그렇게 소독을 해 주면서 지내던 중 9일차가 되던 지난 수요일에 기저귀를 갈려고 배냇저고리를 걷었는데 탯줄을 눌러주는 클립이 사라졌더군요. 드디어 탯줄의 일부분이 배꼽에서 탈락한 순간이었습니다.


떨어진 탯줄을 찾아 가만히 살펴보니 무슨 동물의 얼굴이 보이는 듯 합니다. 아내는 원숭이 얼굴 같다고 하는군요. 이렇게 떨어진 탯줄을 어떤 부모는 기념으로 간직한다고 하는데 우리 부부는 그냥 이렇게 사진으로 남기고 보관은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배꼽이 떨어진 뒤에서 계속 안쪽까지 잘 소독하고 말려줘야 감염 등의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하니 앞으로도 잘 소독하고 관리를 해 줘야겠습니다. 지루해지려는 일상에 찾아와 끊임없는 긴장감을 선물해 주는 우리 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