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진짜 업그레이드
2012년에 인텔 i5-3570 CPU 기반의 PC를 구입한 후 중간중간 그래픽 카드를 바꾸거나 램이나 SSD를 증설하거나 CPU 쿨러를 바꿔주거나 하면서 자잘한 교체를 해 오다가 드디어 PC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CPU를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사실상 이번이 진짜 성능 업그레이드가 되겠습니다.
인텔 3세대 i5-3570이 그동안 잘 버텨주었고 여전히 쓸만한 CPU이지만 AMD에서 간만에 성능 좋고 가격도 저렴한 흔히 말하는 가성비 좋은 CPU를 내주어서 처음으로 AMD 시스템을 장만해 보기로 했습니다. 가성비라는 말을 하기 전에 일단 성능 자체도 상당히 잘 나온 것으로 평을 받고 있는 AMD 3000 시리즈죠.
마음 같아서는 라이젠 7이나 그 이상을 사용해 보고 싶었지만 지갑 사정을 고려해 보면 라이젠5 3600이 현실적이었습니다.
조립 준비
부품이 다 모아졌습니다.
- 케이스 : 3RSys R400 - 2만원
- CPU : AMD Ryzen 3600 - 21만 7천원
- CPU 쿨러 : 딥쿨 Gammaxx GTE - 3만원
- 메인보드 : ASUS TUF B450M-Pro Gaming - 12만 9천원
- RAM : 팀그룹 DDR4 32GB PC4-25600 - 18만 4천원
- SSD : WD Black NVME 1TB - 129달러(아마존)
- 파워 : FSP 700W - 7만2천원
- OS : Windows 10 - 19만원
- 그래픽 카드 : inno3d GTX 1060 6GB - 기존 시스템
- SSD : 마이크론 mx300 750GB, 삼성 830 128GB - 기존 시스템
CPU를 바꾸려니 메인보드를 바꿔야 하고 램도 DDR4로 사야 하는데 라이젠을 제대로 쓰려면 오버클럭은 필수라고 하는데 직접 하긴 뭐해서 튜닝 램을 샀고 기본 쿨러가 별로라고 하니 쿨러 하나 사주고 NVME SSD가 빠르다고 하니 아마존에서 SSD도 하나 주문하고 새 컴퓨터니까 케이스도 새로 사고 하다 보니 이렇게 부품을 거의 다 사게 되었습니다.
그래픽 카드는 조금 더 쓰다가 바꿀 생각에 기존 PC에서 빼왔고 SSD도 데이터 저장용으로 모두 빼 왔습니다.
첫 AMD 시스템 조립 완료
그리고 오랜만에 끙끙대며 조립을 해서 새 PC가 완성되었습니다.
그런데 조립하다 깨달은 게 있는데 케이스를 잘못 주문했습니다. 3RSys S400이라는 미들타워 케이스를 주문했어야 했는데 가격만 보다가 R400이라는 미니 케이스를 주문한 것입니다.
어쩐지 가격이 싸다 했는데 미니 타워라니... 공간이 좁아서 조립하다가 손도 조금 찢어지고 짜증도 나고 아주 힘들었습니다. 케이스 크기가 이상하다는 걸 미리 알았다면 교환이나 재주문을 했을 텐데 조립을 한참 하다가 깨달아서 그냥 마저 조립을 해 버렸습니다. CPU 쿨러 높이를 커버할 수 있는 케이스라서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공간이 좁다 보니 공기 순환에 도움이 되라고 상단에 배기팬을 추가로 달아줬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주문을 잘못한 게 있었는데 바로 CPU 쿨러였습니다. AMD CPU에 설치하기가 불편한 Gammaxx 400을 주문했는데 다행스럽게도 행사 중이어서 Gammaxx GTE를 보내주셨습니다. LED도 단색이 아니고 설치도 편리해진 제품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요즘 제품들이 LED 빛을 너무 많이 사용하는 것 같아서 메모리를 평범한 것으로 샀는데 전원코드를 연결하니 메인보드가 발광을 하고 있네요.
본체 전원을 넣어봤습니다. CPU 쿨러도 무지개, 메인보드도 무지개, 본체 후면 쿨러도 무지개... 난리 났습니다.
밝아서 잘 안 보여서 조명을 모두 꺼 봤더니 아주 심난합니다. 어둡게 처리된 강화유리 커버를 씌우면 그나마 차분해집니다.
어쨌든 이렇게 새 PC가 완성이 되었습니다. ASUS B450 메인보드가 약간 문제가 있어 부팅이 조금 늦는다는 점을 빼고는 새 PC 답게 빠릿한 모습을 보여주니 기분이 좋습니다. PBO도 무난하게 동작하는 것 같고 튜닝 램의 3200 MHz 클럭도 DOCP 설정으로 문제없이 동작했습니다.
성능 체감
3570에서 3600으로 변경 완료.
7년이나 뒤에 나온 CPU니 성능이 당연히 좋겠지만 SSD 사용으로 그동안 느린 느낌이 없이 최신 게임도 어느 정도 즐겨왔는데 과연 체감할 수 있을까?
일단 파스 점수로는 기존 3570 시스템이 1만점 정도였고 라이젠 3600 시스템은 1만 1천점 정도로 10% 정도 높았습니다. 그래픽 카드를 같은 걸 썼으니 드라마틱한 상승은 없었는데요.
게임 실사용에서는 체감이 좀 많이 되었습니다. 주로 하는 게임은 배틀 그라운드(PUBG)인데요.
기존에 3570 시스템에서 게임을 할 때는 최저 프레임 방어가 잘 안 됐습니다. 144Hz 모니터를 사용하면서 최고 프레임은 120 이상 나와줘서 괜찮다 싶었는데 주변에 적이 있거나 할 때 프레임이 60 밑으로 갑자기 떨어지는 현상을 자주 보였었습니다.
하지만 라이젠 3600 시스템으로 바꾼 뒤로는 그런 현상이 싹 사라졌습니다. 프레임이 130~140 정도로 잘 유지가 되니 조금은 덜 당황하면서 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게임 로비에서 진입 시에 튕기던 현상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같이 게임하는 스쿼드 중에 3명이 비슷한 시기에 라이젠 시스템으로 변경했는데 인텔 시스템을 사용하는 동료만 혼자 튕기는 횟수가 많은 걸 보면서 확실히 체감을 했습니다.
게임 이외에 일상적인 사용에서도 반응 속도가 조금 더 빨라진 듯한 느낌은 듭니다. CPU와 함께 램의 클럭도 올랐고 NVME SSD도 사용하니 아무래도 전보다 빨라졌겠죠.
성능 이외에도 작업 관리자의 리소스 모니터에서 12개의 쓰레드를 보면 참 흐뭇합니다.
이렇게 또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기변 욕구를 채웠습니다.
한 2년쯤 뒤에 제대로 된 미들 타워(혹은 빅타워) 케이스와 그래픽 카드의 교체가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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