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ory

고물이 된 레인지 후드 교체하기

슈라。 2021. 1. 22. 10:18

  사용할 수 없는 레인지 후드

이전 글에서 주방 시트지 작업에 대한 글을 썼는데 사실 먼저 바꿔야 할 게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레인지 후드였습니다.

이 집의 레인지 후드는 수납장에 매립이 되어 일체형 형태로 되어 있었는데요.

이렇게 수납장 문과 동일한 디자인으로 문이 달려 있고 이 문을 들어 올리면 후드가 동작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문을 들어 올린 모습입니다. 4개의 흡입구로 조리 시에 나오는 물질들을 잘 빨아내 줄 것처럼 생겼습니다.

 

그런데 왜 사용을 하지 못했냐 하면... 문을 들어 올리면 일단 동작을 하긴 하는데 후드 쪽에서 까만 가루가 자꾸 조리대 쪽으로 떨어집니다. 정체 모를 끈적한 액체도 자꾸 떨어지고요. 

그래서 일단 이 후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흡입구 쪽을 알루미늄 포일을 이용해서 막아두고 당분간 사용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집 여기저기 손 볼 곳이 많아 직접 교체가 가능할지 알 수 없는 이 후드의 교체 작업은 최대한 뒤로 미루어 두었다가 아내의 압박 같은 응원에 힘입어 교체를 해 보기로 했습니다.

인터넷에서 20만 원이나 하는 하츠(Haatz) 사의 90cm 규격장에 맞는 후드를 구매했습니다. 검색을 하다 보니 거의 이 회사 제품이 나오더라고요.

 

 

 

  기존 후드의 상태

후드 교체는 처음이라 떨리는 마음으로 흡입구 필터를 제거하고 내부를 살펴봤습니다.

필터를 제거한 후드 내부는 엉망이었습니다.

 

 

 

오랜 시간 사용으로 내부의 부식이 심하게 진행이 되어 쇳가루가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조리대로 떨어진 가루들이 바로 이 쇳가루였던 거죠.

사진으로 남기진 않았지만 환풍 팬을 돌려주는 모터와 모터에서 환풍구로 이어지는 주름관의 기름 찌든 때는 말도 못 하게 더러워진 상태였습니다. 첫 입주 할 때 시공된 수납장과 후드이니 10년 넘게 교체 없이 사용했다는 거겠지요.

 

 

 

  후드 교체

1. 기존 후드 철거

기존 후드 철거는 생각만큼 어렵진 않았습니다. 후드 겉을 가려주는 문을 먼저 드라이버를 이용해 나사를 풀어 제거하고 후드 안 쪽의 양 옆에 있는 나사 네 개를 풀면 가볍게 당겨서 빼낼 수가 있었습니다. 내부가 많이 녹슬어서 나사를 찾는데 시간이 좀 걸린 것 빼고는 어렵지 않은 난이도입니다.

다만 그 윗부분에 있는 자동식 소화기 철거가 생각보다 까다로웠습니다. 레인지 부분에 있는 분출구 쪽을 이리저리 돌려서 분해했는데 여기서 시간이 조금 더 걸렸습니다.

기존 후드가 제거된 모습입니다. 주름관과 자동식 소화기의 관을 먼저 제거하고 조심스럽게 앞으로 당겨서 기존 후드를 빼낼 수 있습니다. 무게가 생각보다 많이 나가니 빼낼 때 주의해야 합니다.

 

 

2. 새 후드 설치

설치는 철거의 역순이라서 어렵지는 않습니다. 90cm 규격장에 맞게 나온 제품이라서 거치대에 밀어 넣고 양 옆을 나사로 고정해주면 간단합니다. 다만 부피와 무게가 있다 보니 두 명이서 같이 작업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후드 고정을 완료하면 주름관 설치는 쉽습니다. 양 쪽 구멍에 주름관을 고정하고 대형 케이블 타이로 묶어주면 끝.

아쉽게도 설치하는 사진은 없습니다. 교체하는 과정에 너무 몰입하다 보니 사진을 남기지 못했습니다.

 

 

3. 자동식 소화기 설치

사실 제일 문제는 이 소화기 설치였습니다. 귀찮으니 이 부분은 빼버릴까 생각했지만 안전과 관련된 장치이고 임의로 제거하면 나중에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하여 조심스럽게 설치를 했습니다.

문제는 새 후드에 이 소화기를 설치할 구멍이 없다는 점이었는데요. 적당히 위치를 잡아서 핸드 드릴로 구멍을 뚫어서 설치를 해 줬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었는데 드릴이 마침 집에 있어서 작업 중단 없이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후드 교체 후

후드를 교체하고 난 후의 모습입니다.

후드 상부에 숨겨질 자동식 소화기와 배출구로 연결된 주름관 모습입니다. 케이블 타이로 고정하고 시험 가동을 해 봤는데 문제없이 잘 동작하는 것 같습니다.

 

 

 

후드의 아래 모습입니다. 깔끔한 후드 필터를 보니 아주 개운합니다. 

벽 쪽 후드 등 왼쪽에 있는 작은 장치가 자동식 소화기 분출구인데요. 이 녀석을 설치할 구멍이 없어서 저 위치에 구멍을 뚫어줬습니다. 기존처럼 중앙에 설치를 하고 싶었는데 후드 등이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군요. 분출 방향은 사진을 찍은 뒤에 조리대 중앙을 향하도록 조정해 주었습니다.

 

 

 

교체가 완료된 모습입니다. 기존 후드가 일체형 장 형태라 이질감이 있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봐줄 만합니다.

 

어찌어찌하다 보니 직접 레인지 후드도 교체해 보게 되었네요.